'펭수' 친구가 사라진다…아델리펭귄 개체수 급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3 08:37:02
  • -
  • +
  • 인쇄
남극 동부연안 10년간 43% 감소
패스트아이스 등 환경변화가 원인

남극 연안의 아델리펭귄이 사라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호주 남극부(Australian Antarctic Division)는 남극 동부연안에 서식하는 아델리 펭귄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남극 모슨연구기지(Mawson) 인근 52개 섬에서 번식하는 개체수가 10년 동안 43% 감소했다는 것이다.

생태학자들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해안선 100km 범위에 걸쳐 관찰한 결과 해당 펭귄의 둥지 수가 17만6622개에서 9만9946개로 감소, 즉 약 7만7000개의 둥지 또는 15만4000마리의 개체수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세는 지난 수십 년간의 추세에 이어 해당 개체군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측했던 모델과 상반되며 연구진은 안정세나 증가세를 유지 중인 남극동부의 다른 아델리펭귄 개체군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개체수 급감의 원인으로는 환경조건의 변화가 꼽혔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루이스 에머슨(Louise Emmerson) 바닷새생태학자는 이번 급감추세가 어획 및 기후변화, 기타 인간활동의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남극반도의 아델리펭귄 감소추세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콜린 사우스웰(Colin Southwell) 공동저자는 2004~2005년부터 2009~2010년까지 여름철 '패스트아이스(육지에 붙어있지만 바닷물을 덮고 있는 얼음)'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 펭귄이 감소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실상 그 해에 살아남은 새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에머슨 박사에 따르면 새끼 아델리펭귄은 처음 부화 시 무게가 90g에 불과하며 소량의 먹이를 자주 먹어야 한다. 그러나 패스트아이스가 발생하면 사냥터인 바다와 서식지 간 거리가 멀어져 먹이를 자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부모펭귄들이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려면 패스트아이스를 가로질러 더 멀리 이동해야하고 그만큼 새끼들은 굶주리는 것이다. 이렇듯 열악한 번식환경 상태가 지속되면서 겨울철 군체를 떠나는 시기까지 살아남는 새끼 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에머슨 박사는 여름철 번식해 겨울철 군체를 떠나는 두 과정이 서로 맞물려 감소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았다.

연구진은 현재 번식이 활발한 시기의 개체군이 2000년대 초 대비 8만 마리나 적은 것으로 추정했다. 남극 패스트아이스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일부 지역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지역적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인 영거(Jane Younger)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해양남극연구소 강사는 갓 태어난 새끼들이 무리지어 먹이를 찾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때 무리가 작을수록 포식자에게 더 취약해지고 먹이를 찾을 확률도 떨어진다. 그는 이것이 "새끼의 개체수가 줄고 그만큼 더 취약해지는 일종의 연쇄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글로벌체인지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U+, 표준협회 콜센터품질지수 통신업종 2개 부문 1위

LG유플러스가 한국표준협회(KSA)가 주관하는 '2025년 콜센터품질지수(KS-CQI) 조사'에서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IPTV 2개 부문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셀트리온, 美 일라이 릴리 공장 인수..."인수와 증설에 1.4조원 투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소재한 약 46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

CJ제일제당, 폭염도 견디는 배추 신품종 '그린로즈' 개발

CJ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여름철 폭염에도 잘 자라는 고온적응성 배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배추는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대

'차량 1대당 탄소 3㎏ 감축'…현대차, 재활용 소재 '타이어 스틸벨트' 개발

현대자동차그룹이 철 스크랩 등 재활용 소재를 80% 이상 사용한 타이어 스틸벨트(Steel belt)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제작한 타이어를 장착한

해킹 사고 터진 KT와 롯데카드 "ESG평가 감점요인"

KT와 롯데카드가 해킹 사고로 ESG 평가점수가 하락할 전망이다.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정보보호' 사안에서 심각성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며 해당

기후/환경

+

정부 "2035 재생에너지 37% 늘려 전력부문 탄소감축 높이겠다"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최대 37%까지 늘려서 전력생산 부문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68~79%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날씨] 가을 알리는 '요란한 비'...24일 시간당 20∼30㎜ 폭우

오는 23일 밤부터 남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24~25일 많은 비가 오겠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23일 오전 제주에서 내리기 시작한 비가

공기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는 강물...'하천폭염' 속도 4배 빠르다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는 '하천폭염'(Riverine Heatwaves) 속도가 공기가 데워지는 대기폭염 속도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펜셀베니아주

서울시 반지하 침수 막겠다더니...올해도 1072가구 잠겼다

올해도 폭우로 서울시 반지하 주택 1072가구가 물에 잠겼는데도 서울시는 침수대책은커녕 피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

해빙 붕괴로 가라앉는 미세조류...기후위기 더 악화시킨다

북극의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얼음 속에 살던 미세조류가 예상보다 일찍 가라앉아 바다의 탄소저장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극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