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안전사고로 심려 끼쳐 죄송"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계열사 SPL 평택 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한지 이틀 만에 또 다른 계열사 샤니 성남 공장에서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3일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오전 6시 1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의 손가락이 기계에 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컨베이어벨트로 올라가는 제품 중 불량품이 발생하자 이를 빼내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손가락 접합 수술을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측은 이에 대해 쌓인 빵 상자를 검수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현장에는 A씨 외에 2명이 더 있었으며 사고 발생 직후 인근 작업자가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 즉시 기계를 멈췄다고 설명했다.
SPC는 입장문을 내고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고 직후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직접 A씨와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당 라인의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며 "노동조합과 함께 안전 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혼자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배합기에 몸이 끼여 숨졌다. 사고 다음 날 회사는 현장을 흰 천으로 가려놓고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현장을 목격한 근로자들을 휴가 보내는가 하면 빈소에 SPC 빵을 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허 회장은 21일 대국민 사과에 나서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SPC에 대한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SPC그룹은 2018년 파리바게뜨 노동자 5300명 불법파견에 따른 162억원 과태료를 사회적 합의 체결로 면제받은 뒤, 핵심적인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검증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며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 파기와 노동조합 탄압에 이어 산업안전과 중대 재해 방지 책임 등 사회적 책무를 번번히 외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20대 여성 근로자가 숨진 SPL 평택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고가 혼합기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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