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품종개량 시급…쌀소비 늘려야"
남재철 서울대학교 특임교수(前 기상청장)는 "21세기 기후위기 시대 가장 큰 아젠다는 농업이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농업 적응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재철 교수는 23일 오전 11시 뉴스트리와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ESG커넥트포럼에 참석해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사회의 조건'을 주제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난 15일 오후 5시 세계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서면서 지구는 하나로 모자란 1.7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지난 12월부터 3개월간 강수량이 역대 평균의 14%에 불과했고, 지난 6월 평균 강수량은 6%에 불과해 산불이 잘 나지 않는 기간임에도 밀양과 의령에서 축구장 1000개 면적이 타버렸다"며 "단군이래 한국인들에게 얼음을 제공해준 한강에서 얼음을 채집하고 동계체전을 하는 말도 옛말이 돼버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적으로도 북극 시베리아에는 무려 38°C가 기록됐고, 호주도 6개월간 산불이 나서 한반도 면적의 산림이 소실됐다"며 "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는커녕 산불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고, 호주 산불로 무려 5억마리 동식물이 사망했다. 이는 모두 인구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래경제는 기후경제가 될 것이라는 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남 교수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밝힌 미래경제 리스크 요인 10가지 가운데 5개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며 "2018년 '기후카지노'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예일대 윌리엄 노드하우스는 지금 기후위기 전환을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100배, 1000배를 투자해도 회복 불가능하므로 기후위기를 놓고 도박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기후경제의 두 축이 기후완화와 기후적응이라고 설명하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진행된 기후변화로 타격을 받게 된 농업과 식량안보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우리나라 기온은 상승 속도가 빠르다. 한반도 기온은 전세계가 1°C가 상승했을 때 1.8°C 오르면서 산악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지의 품종이 조만간 뒤바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남 교수는 "기온상승으로 재배품종이 바뀌고, 겨울에도 해충이 살아남으면서 작물들이 더욱 기후변화에 취약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곡물 자급률이 20%가 채 안 되고, 밀과 옥수수는 99% 수입하는데, 이들의 수입가격은 기후변화에 따라 춤을 춘다"며 새로운 작물의 품종개발을 시급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남 교수는 "소한테 각종 수입사료를 먹이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소고기 1kg 당 6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밀 역시 우리 기후에서 재배하기 어려워 대부분 수입하는 바람에 식량자급률은 떨어지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며 "1970년대 1인당 쌀 소비량이 130kg였던 반면 지금은 50kg 수준이기 때문에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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