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용 화학물질 1.6만종...年 1.5억달러 '보건비용' 초래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4 12:09:23
  • -
  • +
  • 인쇄


플라스틱으로 인해 38개국에서 발생하는 보건비용은 연간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필립 랜드리건 교수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란셋'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은 생산과 폐기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유해성을 드러내고 있고, 특히 대표적인 유해물질 3종(PBDE, BPA, DEHP)만으로도 38개국에서 연간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보건 피해가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플라스틱의 98%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지는데 화석연료 추출부터 생산,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유해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간 약 2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세계 4위 탄소배출국인 러시아의 총배출량보다 많다는 것이다.

1950년대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플라스틱은 현재까지 생산량이 200배 늘었는데 지금과 같은속도라면 2060년까지 연간 10억톤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스틱이 지금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은 음료병과 테이크아웃 등 일회용 플라스틱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수도 방대하다. 플라스틱에는 첨가제, 염료, 난연제, 안정제 등 1만6000여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생식기능 저하, 조산, 태아 사망, 성장 저해, 소아암, 불임 등과 연관돼 있다. 연구진은 "태아, 영유아, 어린이 등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이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체내에 침투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나노 입자로 쪼개져 식수, 음식, 공기 등을 통해 혈액, 뇌, 태반, 모유, 정액, 골수 등 인체 전반에 흡수된다. 이로 인한 건강 영향은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심장마비, 뇌졸중과의 연관 가능성을 지적하며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은 인류와 지구 건강에 대해 중대하고 점증하는 위협이고 지금껏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심각한 문제이며, 플라스틱 위기는 태아에서 노년까지 생애 전 단계에 걸쳐 질병과 사망을 유발하고 있다고 봤다. 따라서 플라스틱은 단순히 값싼 소재가 아니라, 건강 피해 비용을 고려할 경우 막대한 사회적 부담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플라스틱의 전 과정은 대기오염과 독성 화학물질 노출, 미세플라스틱 체내 침투 등 복합적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인 물은 모기를 번식시켜 감염병 확산을 촉진하는 사례도 있고, 플라스틱은 기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생산은 막대한 기후오염을 야기하고 있으며, 미처 수거되지 않은 폐기물의 절반 이상은 소각되고 있다"며"이 과정에서 초미세먼지 등 유해 대기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돼 인체에 해를 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필립 랜드리건 교수는 "우리는 이미 플라스틱 오염의 건강·환경 피해를 충분히 알고 있으며, 행동에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협약에는 반드시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번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피해에 대한 정기적 추적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공동저자인 환경법 전문가 마거릿 스프링은 "앞으로 각국 정책결정자들이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불발됐던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국제합의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구속력있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협의가 다시 열린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