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핵 날리자"…'트럼프의 불장난' 사실이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3 12:13:46
  • -
  • +
  • 인쇄
존 켈리 전 비서실장 후일담 공개
"대북 선제타격 비공개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절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선제타격 하는 방안을 비공개회의에서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2020년 출간된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Donald Trump v. the United States)의 저자 마이클 슈미트(Michael Schmidt)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펴낸 후기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후기에는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John Kelly)의 재임기 활동 면면이 상세하게 담겼다.

슈미트의 후기에 따르면 북한 핵무기 공격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17년 켈리 전 비서실장이 취임한지 8일 만에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발언으로 잘 알려진 호전적 태도를 내비치고 있었다. 그는 그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북한의 미사일 시험 등 도발이 계속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켈리 전 비서실장이 실제로 고민하는 사안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다른 곳에 있었다고 슈미트는 강조했다.

슈미트는 "켈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개인 소셜미디어 게시글)보다 두려워했던 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하고 싶은 것처럼 대통령 집무실 안에서 비공개로 계속 얘기했다는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자신이 북한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행정부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탓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북 핵무기 사용 구상을 무신경하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에 따르면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러 이유를 들어 그런 행위가 있어선 안된다고 설득하려 노력했다. 켈리 전 실장은 당시 "우리 소행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고 트럼프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군 최고 지도자들까지 백악관으로 불러 모아 미국과 북한 사이 전쟁이 얼마나 쉽게 벌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고까지 설명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슈미트는 전했다. 당시 한국과 미국에서는 대북 선제타격시 한반도에서 발생할 한국과 미국 군인, 민간인의 인명피해 규모 추산치가 주목받은 바 있다.

슈미트는 켈리 전 실장이 경제적인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겨우 트럼프의 관심을 붙들 수 있었다고 썼다. 그는 "트럼프는 그 뒤에 또다시 전쟁이 가능하다는 태도로 돌아와 한때 켈리에게 북한을 선제타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무렵 북한의 구두 도발에 맞서 핵위협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1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자기 책상에 핵버튼이 항상 있다고 방금 말했다"며 "나도 핵 버튼을 가지고 있고 김정은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데다가 실제 작동하기도 한다고 누가 좀 알려주라"고 말했다.

슈미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들이 북한 정보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친구나 지인들에게 북한에 무력을 사용하기를 얼마나 원하는지에 대해 보안 장치도 없는 전화기로 얘기했다는 점에 백악관 보좌진이 경악했다고 전했다.

슈미트는 "켈리는 트럼프에게 친구들과 기밀을 공유해선 안 된다는 점을 알려줬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