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토막 났다" 비난 빗발
미스 유니버스대회에서 엘살바도르 대표가 '코인'을 콘셉트로 한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구설수에 올랐다.
알레한드라 구아하르도(Alejandra Guajardo) 엘살바도르 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폐막한 '2023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각국 대표가 전통의상을 뽐내는 시간에 초대형 동전 모형을 메고 나와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구아하르도가 등에 멘 초대형 동전은 엘살바도르가 건국 초기에 발행했던 법정화폐 '콜론'의 모양을 본딴 것이다. 또 비트코인을 상징하는 알파벳 B가 새겨져 있는 모형과 코코넛으로 장식된 봉도 들고 나왔다.
이 의상은 건국 초기 화폐였던 '콜론'부터 현재 엘살바도르 법정화폐인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엘살바도르 통화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세계 첫 국가다.
전통의상에 독자적인 콘셉트를 적용해 선보이는 미스 유니버스대회 특성상 이런 화려하고 기상천외한 의상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엘살바도르 전통의상을 비트코인 콘셉트로 한 것을 놓고 정작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다.
엘살바도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비트코인이 법정통화가 되고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아느냐", "비트코인 가치가 반토막이 났다", "이런 시국에 비트코인 예찬이 맞냐"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구아하르도가 엘살바도르인 아버지와 멕시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라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결정이 오판이었다는 사실을 (외국인이니까) 모르는 것 같다"며 "이는 절대 자랑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고 현재까지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가,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액의 57%를 손해봤다. 하지만 엘살바도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암호화폐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