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사라지는 밤'...빛공해가 별들을 삼키고 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0 13: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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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등 인공조명으로 밤하늘 계속 밝아져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별들 갈수록 감소세

밤하늘 빛공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현재 육안으로 250개의 별을 볼 수 있는 곳에서 태어난 아이가 18세에 이르면 100개의 별밖에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같은 예측은 밤하늘의 빛공해를 분석한 독일 지구과학연구소(GFZ)의 크리스토퍼 키바 박사 연구팀과 미국 천문학연구대학연맹(AURA)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키바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2011~2022년까지 밤하늘의 밝기는 매년 평균 9.6%씩 밝아졌고, 이는 8년마다 하늘밝기가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두 인공적인 조명에 의한 빛공해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늘밝기가 증가하면 할수록 인간의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별의 수는 그만큼 감소한다. 빛공해는 인구증가, 정착지 확장, 조명기술 발달 등으로 20세기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 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가 운영하는 시민과학 프로그램 '글로브 앳 나이트'(Globe at Night)에 제출된 2011년~2022년 관측자료 가운데 구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을 제외한 5만1351개를 집중 분석한 결과, 유럽과 북미에서는 하늘빛이 매년 각각 6.5%, 10.4%씩 증가하고 있었다. 

글로브 앳 나이트에 제출된 관측자료 대부분은 북미와 유럽에 거주하는 시민과학자들의 것이어서, 개발도상국의 하늘빛 데이터는 측정할 수 없었다. 2006년부터 매년 별의 가시성(可視性) 자료를 모아온 '글로브 앳 나이트' 프로그램은 PC나 스마트폰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밤하늘이 밝을수록 희미한 별은 맨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이 자료는 인공조명에 따른 빛 공해를 측정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밤하늘에서 별이 갈수록 사라지는 이유는 '스카이글로'(skyglow) 현상 때문이다. 이는 가로등과 광고간판, 건물의 빛, 자동차 불빛 등 도시의 수많은 인공조명으로 밤에 별을 관측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빛공해 증가 요인으로 발광다이오드(LED)의 보급에도 주목했다. 2020년 이후부터 많은 실외 조명이 LED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LED 시장점유율은 2010년 1%에서 2019년 47%로 증가했고, 미국의 경우 LED 실외조명 비중이 2020년에 무려 60%까지 늘었다. LED가 스카이글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까지 불분명하지만, 연구팀은 LED의 높은 발광효율로 빛이 더 밝아지고 오래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생태학자인 에바 크로프(Eva Knop)는 "이번 연구결과는 인공조명이 야생동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하늘빛조차 철새들을 유인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고, 포식자와 피포식자의 상호작용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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