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빌라이저 기능 없어 도난 급증"
미국에서 10대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훔치는 개인 소셜미디어(SNS) 챌린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시 당국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책임 소송을 제기했다.
26일(현지시간) 현지매체에 따르면, 시애틀 검찰은 전날 법원에 현대·기아차가 절도방지 기술(이모빌라이저)을 적용하지 않아 절도 사건이 증가해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졌다며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모빌라이저란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차량의 키마다 고유 암호 장치를 심어 차량 주인 외에는 차량을 조작하지 못하게 막는 시스템을 말한다.
검찰 측은 "기아·현대차는 원칙을 무시하고 고객과 대중을 희생시키면서 비용 절감을 선택했다"며 "도난 사고가 급증하면서 경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씨름해야 했고 납세자들은 절도 증가에 따른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애틀 당국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도난 건수는 2021년부터 2년 새 각각 503%, 363%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차종에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없는 점을 노려 절도 대상으로 삼는 범죄가 SNS 상에서 '기아 보이즈 챌린지'(kiaboyz)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됐다.
이들은 영상을 통해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훔친 차량으로 난폭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생산된 2011~2021년형 기아와 2015~2021년형 현대차에는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내 생산 차량에는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선택 사양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이같은 소송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등지에서도 차주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현대차는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일련의 조처를 했다"며 "이번 소송은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 방지용 보안 키트를 제공한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