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털려도 책임 없다" 약관 논란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 애플리케이션(앱) '본디'(Bondee)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핫이슈다. 한쪽에서 이용자들이 진공청소기처럼 빨려들어가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개인정보유출을 우려한 이용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중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디'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출시한 소셜앱이다. 이 앱은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한 게임서비스 '젤리'(啫喱) 운영사인 'True.ly'로부터 지적재산권(IP)을 구매해 개발한 것이다. '젤리'는 중국에서 출시 후 인기를 끌었지만 개인정보 침해 논란과 함께 아바타 의상 표절, 메신저 지연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출시 한달만에 서비스를 접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젤리'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본디'에게 의혹의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본디'의 선풍적인 인기도 이같은 의혹에 더 불을 붙이고 있다. 본디는 국내 출시 3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앱으로 꼽히고 있다. 일간 활성이용자(DAU)는 4만7000여명에 이른다. 10대뿐 아니라 20~30대들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 사이에서 이처럼 '본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자신만의 아바타와 방을 꾸밀 수 있고, 50명 이내에서 자신이 꾸민 아바타와 방을 공개하면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꾸민 방과 아바타에 대한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이나 커뮤니티에 올리거나, 사진으로 집들이하고, 꾸민 모습을 통해 MBTI를 맞춰보기도 한다.
'본디'를 자주 이용한다는 조모군(17)은 "기존 SNS 기능을 이용하면서 아바타와 방을 꾸며 공유까지 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며 "제페토도 해봤지만 아바타 꾸미기에서 기능이 거의 끝나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SNS기능, 50명이란 제한적인 등록수, 독자적인 아바타와 공간 꾸미기 등의 강점은 전세대 인기 SNS인 '싸이월드'가 연상되는 점이 있어 10대뿐만 아니라 2030 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최근 '본디' 이용자들 사이에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며 집단 탈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본디가 이같은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에 명시된 약관 때문이다. 약관 내용에 따르면 본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동안 앱 내에서 이용되는 개인정보를 제 3자가 이용하더라도 앱에서 책임지지 않는다.
기존에 젤리에서도 개인정보 침해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어 이용자들은 찜찜한 마음에 앱을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싱가포르 기업인 '메타드림'이 국적을 세탁한 중국 기업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약관 내용에 대해서만 놓고 보자면 기존 SNS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역시 개인정보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은 "왜 유독 본디에만 예민하냐", "공공 와이파이만 써도 해킹 위험은 있다", "이미 개인정보가 퍼진지 오래라 상관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본디의 개발사 메타드림도 "개인정보 데이터는 미국·일본 등 각 서버에 저장해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과연 '본디'도 전신인 '젤리' 앱처럼 논란에 휩싸여 사라질지, 아니면 논란을 씻고 차세대 메타버스 앱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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