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성분에 치유상황 실시간 전송도
전기자극을 통해 상처를 더 빨리 아물게 하는 '전자반창고'가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생명의료공학 교수 기예르모 어미어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쥐의 당뇨성 궤양을 30% 빨리 치료할 수 있는 전자반창고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22일(현지시간)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전자반창고가 상처 치유 기간을 단축해 감염 위험을 줄여주고 치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데다 상처가 아문 뒤에 생분해되는 장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역력 약화로 작은 상처에도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자반창고는 인체가 전기신호에 의존해 기능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상처로 인해 정상적인 전기신호를 내지 못하는 상처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해 전기 환경을 복원하거나 증폭함으로써 새로운 세포를 끌어들여 더 빨리 상처를 아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자극을 활용한 전기치료 요법은 오래전부터 임상 치료에 활용돼 왔지만 대부분은 전기선이 달린 큰 장비로 일부 병원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반창고는 상처 바로 위에 붙이는 작은 꽃 형태의 전극과 상처 주변에 부착하는 고리 형태의 전극으로 구성돼 이동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창고 겉면에는 에너지를 모아 동력을 제공하는 코일과 실시간으로 치유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근거리자기장통신'(NFC) 장치가 부착돼 있다.
전자반창고는 상처 부위를 부드럽게 감쌀 수 있을 만큼 유연하고 배터리 없이 작동하며 상처 치유 상황을 측정해 스마트 워치나 휴대전화 등에 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상처가 아물면 꽃 형태의 전극은 체내로 용해돼 이를 떼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밝혔다. 몰리브덴으로 만든 전극이 매우 얇아 생분해가 가능하며 상처치유 과정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반창고는 앞으로 쥐보다 더 큰 동물을 대상으로 당뇨성 궤양을 치료하는 시험을 거친 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구팀은 약물이나 생물제재를 이용하지 않고 인체가 가진 자체 치유력을 활성화하는 것이라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적어 훨씬 더 빨리 전자반창고가 시장에 선보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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