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방사선 견디는 '초저에너지 메모리' 세계 최초 개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8 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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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과 나노종합기술원 연구팀 협업
방사선 강한 나노전자 기계기술 활용해 개발성공
▲왼쪽부터 카이스트 윤준보 교수, 이용복 박사과정, 나노종합기술원 강민호 박사

방사선에도 끄떡없는 초저에너지 메모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연구팀은 나노종합기술원 강민호 박사와 협업을 통해 우주 부품 수준의 내방사선 특성을 가지면서 일반적인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보다 3만배 이상 프로그래밍 에너지가 낮은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반도체 메모리 소자들은 동작 원리상 근본적으로 방사선에 취약하다. 지상에서 잘 동작하던 메모리가 우주나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오동작을 일으키는 것도 고고도에 존재하는 방사선 때문이다. 또 자율주행차량에 사용되는 메모리도 대기 방사선에 의해 오작동될 확률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에 복잡한 회로나 추가적인 데이터 프로세싱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한마디로 방사선도 견디면서 낮은 에너지 사용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반도체 메모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윤준보 교수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선에 원천적으로 강한 특성을 가진 나노 전자 기계 기술(Nano Electro Mechanical System, NEMS)을 활용했다. 그 결과, 고에너지 방사선에도 강할 뿐만 아니라 매우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가지며,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 구조와 동작 메커니즘 (자료=카이스트)

연구팀은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하는 대신, 나노 크기의 매우 작은 기계 구조에 전기 신호를 가함으로써 나노 기계 구조체가 실제로 움직여서 하부 전극에 붙고 떨어지는 방식을 사용했다. 또 매우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달성하기 위해 파이프-클립 스프링 구조와 구부러진 외팔보 구조로 구성된 상부 전극을 도입했다. 특히 파이프-클립 모양의 나노 기계 구조에 전류를 가해 열을 내는 구동 방식을 통해 프로그램된 구조체가 초기 상태로 복구할 수 있도록 해 반복적인 프로그램 동작에도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나노종합기술원의 반도체 장비·시설 인프라를 활용해 8인치 웨이퍼 수준의 대면적 기판에 신뢰적으로 소자를 제작했고, 제작한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의 프로그래밍 에너지는 차세대 메모리들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또 기계적인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동작 방식 덕분에 고에너지 방사선 조사 후에도 누설 전류 증가, 동작 전압 변화, 비트 오작동 등의 성능 저하 없이 우수한 내방사선 특성을 보였다.

연구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용복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팀이 보유한 나노 전자 기계 설계 기술과 나노종합기술원의 첨단 공정 기술이 만나 내방사선 특성과 낮은 동작 에너지 소모를 동시에 만족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 기술은 우주 환경에서의 인공지능, 초안정성 자율주행 시스템 등 내방사선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이 필요한 다양한 미래 응용 분야에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당 기술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대만 등에 6건의 특허가 출원돼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과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버 커뮤니케이션즈'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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