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의 대부분이 음악감상이 아닌 아이돌을 모델로 제작된 상품(굿즈)을 목적으로 필요 이상의 음반을 구매해 환경오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음악감상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실물 음반 판매 규모는 줄고 있지만, 국내 음반 판매량은 K-팝 아이돌을 중심으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019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음반에 포함된 굿즈를 수집하려는 팬심을 이용한 팬덤 마케팅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7일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팝 음반 50종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굿즈가 포함되어 있으며 대다수는 랜덤 포토카드를 제공하고 있었고 K팝 팬덤 활동 소비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다.
음반을 구매한 소비자들 중 75.9%는 '음반 수집'을 위해 구매했지만 동시에 '굿즈 수집'(52.7%), '이벤트 응모'(25.4%) 등의 이유로도 구매했다. 특히 굿즈나 응모 목적의 구매자들은 동일 음반을 다량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덤상품 수집을 목적으로 구매한 이들은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해 동일 음반을 평균 4.1개 구매했으며 최대 90개까지 구매한 소비자도 있다. 이벤트 응모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 동일 음반을 평균 6.7개 구매했고 최대 80개까지 구매해본 이도 있다.
이같은 소비 성향은 음반 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부터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음반 1개당 평균 7.8개의 굿즈를 포함하고 이 중 랜덤 굿즈 비중은 37.6%였다. 조사대상 음반 중 6장으로 가장 많은 포토카드를 포함하는 음반은 총 78종의 포토카드를 발매해 이를 모두 수집하려면 음반을 최소 13장 구매해야 한다.
K팝 팬덤 문화를 이용한 음반 시장에 대해 환경오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대부분의 앨범 케이스는 플라스틱 소재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구성품이 대체로 코팅지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불가한 실정"이라 지적했다.
CD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음반 판매량은 7711만 장이었지만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음악 감상은 대부분 '음원·동영상 스트리밍'(83.8%)을 이용하고 CD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판매된 CD 7271여만장은 사실상 버려지는 꼴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반 회사들도 실물 음반 대신 디지털 음반을 출시하거나 굿즈로만 구성된 음반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 포장재 등 폐기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닌 이상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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