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전락한 음반CD...아이돌 굿즈만 '쏙' 빼고 버린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7 15:55:23
  • -
  • +
  • 인쇄
굿즈때문에 과잉소비...판매된 CD 7200만장 버려져
▲기후변화 관련 K팝 팬 연합체가 아이돌 팬들로부터 처치곤란한 음반을 기부받은 모습(사진=케이팝포플래닛)

K팝 팬의 대부분이 음악감상이 아닌 아이돌을 모델로 제작된 상품(굿즈)을 목적으로 필요 이상의 음반을 구매해 환경오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음악감상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실물 음반 판매 규모는 줄고 있지만, 국내 음반 판매량은 K-팝 아이돌을 중심으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019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음반에 포함된 굿즈를 수집하려는 팬심을 이용한 팬덤 마케팅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7일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팝 음반 50종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굿즈가 포함되어 있으며 대다수는 랜덤 포토카드를 제공하고 있었고 K팝 팬덤 활동 소비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다.

음반을 구매한 소비자들 중 75.9%는 '음반 수집'을 위해 구매했지만 동시에 '굿즈 수집'(52.7%), '이벤트 응모'(25.4%) 등의 이유로도 구매했다. 특히 굿즈나 응모 목적의 구매자들은 동일 음반을 다량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덤상품 수집을 목적으로 구매한 이들은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해 동일 음반을 평균 4.1개 구매했으며 최대 90개까지 구매한 소비자도 있다. 이벤트 응모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 동일 음반을 평균 6.7개 구매했고 최대 80개까지 구매해본 이도 있다.

이같은 소비 성향은 음반 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부터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음반 1개당 평균 7.8개의 굿즈를 포함하고 이 중 랜덤 굿즈 비중은 37.6%였다. 조사대상 음반 중 6장으로 가장 많은 포토카드를 포함하는 음반은 총 78종의 포토카드를 발매해 이를 모두 수집하려면 음반을 최소 13장 구매해야 한다.

K팝 팬덤 문화를 이용한 음반 시장에 대해 환경오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대부분의 앨범 케이스는 플라스틱 소재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구성품이 대체로 코팅지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불가한 실정"이라 지적했다.

CD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음반 판매량은 7711만 장이었지만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음악 감상은 대부분 '음원·동영상 스트리밍'(83.8%)을 이용하고 CD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판매된 CD 7271여만장은 사실상 버려지는 꼴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반 회사들도 실물 음반 대신 디지털 음반을 출시하거나 굿즈로만 구성된 음반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 포장재 등 폐기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닌 이상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