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미세먼지 76%가 '타이어 마모'…"배기가스보다 위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3 11:46:01
  • -
  • +
  • 인쇄
英, 1970~2021 미세먼지 발생량 공개
"걷기만 해도 오염물질 노출…규제 필요"


도로·교통 부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이 배기가스가 아닌 '타이어 마모'인 것으로 나타나 대기오염과 건강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은 1970~2021년 연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발생량 수치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도로·교통 부문은 미세먼지의 12%, 초미세먼지의 13%를 발생시키면서 가장 큰 오염원으로 지목됐다.


도로·교통 부문 내 대기오염 물질 발생원 1위는 52%를 차지한 '타이어 마모'였다. 이어 노면표시에 쓰인 페인트와 도로 자체의 마멸이 24%로 뒤를 이었다. 승용차 배기가스는 15%, 화물 및 대형 수송차량 배기가스는 10%에 불과했다. 영국 통계청은 강력한 정부 규제 덕에 1996년부터 배기가스 배출량이 줄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타이어 마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기가스가 줄었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입장이다. 영국 내에서 해마다 2만6000~3만8000명이 조기 사망하는데, 여러 요인 가운데 미세먼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UCL)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600만톤의 타이어 마모 입자가 발생한다. 이 조각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더 작은 경우 대기중에 떠올라 사람들의 폐속으로 흡입되고, 더 큰 경우 빗물을 타고 하수도로 흘러들어가 바다와 하천을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타이어 마모로 발생한 미세 입자들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벤조티아졸, 납이나 아연 따위의 중금속 등이 포함돼 있다. 모두 내분비계 교란, 대사질환, 발암 등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독성 화학물질이다.

이에 대해 UCL 기계공학과 탄젱추 박사는 "배기가스에 가려져 타이어 마모에 대한 위해성은 평가절하돼 있다"면서 "모든 차량을 배기가스 배출이 없도록 전동화한다고 해도 계속해서 차량으로 인한 오염물질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UCL 연구팀에 따르면 현대에 들어 자동차들의 효율이 향상되면서 배기가스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타이어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최대 2000배 많은 사례까지 확인됐다. UCL 국립심폐연구소 테리 테틀리 교수는 "타이어 마모로 인한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단순히 보도로 이동하기만 해도 타이어로 인한 오염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같은 입자들에 대한 영향을 이해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타이어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타이어 마모와 균열을 막기위해 첨가되는 고무 산화방지제 '6PPD-퀴논'이 연어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해당 물질의 사용 금지 법안을 발의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업사이클 참여기업 모집...최대 1000만원 지원

경기도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2025년 경기도 업사이클 기업육성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공모는 △집중육성 과제(최대

올해 신규 사외이사 평균연령 60.3세...女비중 첫 30% 돌파

올해 국내 100대 상장기업에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교수 출신이고, 평균연령은 60.3세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재선임 비중은 54%로 높아지

아워홈 사고직원 결국 사망...중대재해법 처벌수위 촉각

경기도 용인에 있는 아워홈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직원이 9일 끝내 사망했다.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

LG '올레드TV' 탄소·플라스틱 줄이고 자원효율 높였다

LG전자 올레드 TV가 해외 유력 인증기관들로부터 탄소 배출 저감, 지속가능한 자원 효율성 등 환경 관련 인증을 잇따라 획득했다.LG전자는 최근 프리미

국내 中企 ESG 경영수준 2년새 대폭 '개선'...비결은?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성적이 대기오염물질, 온실가스 등 환경분야를 중심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중소&m

SK C&C, AI DX로 사고 줄이고 환경오염 막는다

SK C&C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안전·보건·환경(SHE) 서비스를 통해 제조현장 안전수준을 한층 강

기후/환경

+

기후파괴 앞장선 美...산업시설 탄소배출량 의무보고 폐지

"기후위기는 가짜"라며 반(反)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산업시설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의무를 폐지했다. 중국 다음으로

산불지역 '산사태' 위험성 2시간전 파악하는 예측기술 개발

산불지역이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여부를 2시간 30분 이전에 파악할 수 있는 예측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10일 한국지질자원연구

기후솔루션 "NDC 수립시 지방정부도 참여시켜야"

우리나라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 참여가 사실상 배제돼 있어 기후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10일

'차기 정부가 해야 할 기후정책 30가지'...기후싱크탱크 제안서 발간

차기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생태국가 원리를 헌법에 반영하고, 기후시민의회 제도화를 통한 민주적 기후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것과 아울러 기후경

'대기의 강' 2023년 튀르키예 지진 피해 키웠다

엄청난 양의 비를 몰고 오는 '대기의 강' 현상이 재작년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8일(현지시간) 톨가 괴륌(Tolga Görü

美주택보험료 8% 이상 오른다...잦은 재난과 관세 여파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기후재난이 잇따라 발생하는 데다, 올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폭탄으로 경제 불안이 가중되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