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명화에 접착제를 붙이거나 야채수프를 끼얹는 등 과격 시위로 논란이 됐던 환경단체가 이번에는 로마의 명물인 분수대에 먹물테러를 가해 비판을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마지막 세대)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있는 스페인광장 계단 아래에 있는 배 모양의 분수 '바르카치아 분수대'에 검은 액체를 쏟아붓으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자'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이들의 시위행동에 놀라는 대중들에게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심각한 가뭄 등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행동이 충격을 준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분수대에 뿌린 검은 액체는 숯으로 만든 먹물이었다.
먹물테러가 벌어진 분수대는 1629년에 만든 것으로, 1953년 개봉한 명작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젤라토를 먹은 장소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로마의 명소에 먹물을 뿌린 이들은 공공 건축물 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분수대는 이날 오후까지도 먹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SNS를 통해 "로마는 기후변화 대응과 예술적 문화예술 보호에 앞장선다"며 "바카라치아에 검은 액체를 붓는 것은 환경에 도움을 주지도 않고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명화를 훼손하는 과격한 시위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7월 피렌체 우피치 갤러리에서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화 '프리마베라'(봄) 작품을 보호하는 유리에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을 고정한 채 시위를 벌였고, 같은 해 11월에는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 작품에 야채수프를 끼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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