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대신 기차를 탄 선수들...유럽 축구단 '녹색전환 바람'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9 1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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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바르셀로나, 재생 에너지 쓰는 기차 이용
기후변화 대응 소극적이던 축구계 태도전환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헤타페CF(Getafe CF)와 열리는 경기에 스페인의 프로축구 명가 FC바르셀로나(FC Barcelona) 선수단은 전용기를 버리고 기차로 이동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구단 창설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FC 바르셀로나는 "단순히 철도로 이용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기차편을 포함했다"며 "이같은 내용은 스페인 국영 철도회사 렌페(Renfe)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경기장과 시설조명을 LED로 전환하고 이를 작동하는 전력도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이번 시즌부터 처음으로 자체 배출량 계산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구단은 기후변화 해결책으로 이 방법을 선택했고, 앞으로 철도 이용횟수를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FC 바르셀로나 지속가능성담당 조르디 포르타벨라(Jordi Portabella)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단이 기후위기 주범이 아닌 해결책으로 기능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철도 이용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다른 구단들도 동참하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단 레알베티스 발롬피에(Real Betis Balompié)도 렌페와 협약을 맺고 소속 선수들이 철도로 이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람객과 팬들에게도 할인된 열차표를 제공하고 있다. 또 독일의 프로축구리그 분데스리가(BUNDESLIGA)는 경기 전후 몇 시간동안 경기가 열리는 도시뿐만 아니라 독일 지역에 걸쳐 무료 대중 교통편을 제공한다.

유밴투스 FC(Juventus FC)의 여성구단 미드필더인 소피 융에 페데르센(Sofie Junge Pedersen)은 "우리 모두는 축구 산업에 많은 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녹색전환으로 사회를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인들은 축구산업의 녹색전환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축구장 밖에서도 기후변화와의 싸움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축구에 대한 위협"이라며 '유럽 구단이 아닌 아프리카,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의 대륙 및 리그 전반에 있는 지역팀에도 영향을 미친다" 말했다.

원래 프로축구는 기후위기 대응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전부터 기후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이동하면서 생기는 간접적인 탄소발자국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던 것이다. 실제 파리 생제르맹 FC(Paris Saint-Germain FC)는 크리스토프 갈티에 (Christophe Galtier) 감독과 킬리안 음바페 (Kylian Mbappé) 선수가 기후변화 대응을 조롱하는 글을 인터넷에 남긴 이후 큰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후변화에 대한 프로축구의 태도가 달라졌다. 손흥민으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토트넘 홋스퍼 FC(Tottenham Hotspur FC)는 자사 홈 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Tottenham Hotspur Stadium)에서 친환경적 비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축구 관계자의 연합인 위플래이 그린(We Play Green)은 축구 선수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기후 줄무늬'가 그려진 유니폼이나 축구용품을 사용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문제는 국제축구연맹(FIFA) 및 유럽축구연맹 (UEFA) 등 축구협회들이 아직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두 연맹 모두 이번 2030년 말까지 배출량을 2019년 수준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이고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제연합(UN)의 기후행동을 위한 스포츠 서약에 서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FIFA와 UEFA 모두 탄소중립을 대한 자세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FIFA에 따르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약 360만톤에 달한다. 이는 월드컵이 열리는 4주만에 배출된 탄소배출량이 1년동안 약 79만대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는 의미다. FIFA 대변인은 "처음으로 월드컵이 완전히 탄소중립적이었다"고 자평하며 "자체적으로 줄이지 못한 탄소는 배출권을 사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FIFA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 변화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탄소중립 비영리기구인 카본 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는 "이는 항공기 편도만 추산하고 건물에 사용된 탄소를 예상 수명으로 나누는 등 전형적인 그린워싱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축구팬들의 연합인 파슬프리풋볼(Fossil Free Football)의 창립자 프랭크 후이징시(Frank Huisingh)는 "근본적으로 FIFA와 UEFA 등의 협회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월드컵 등 경기를 치르는 것이 문제"라며 "좁은 지역에서 경기 수를 줄여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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