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연합(EU)과 기후협력까지 맺은 중국이 미국의 이탈로 기후리더십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국무부 산하 기후협상 전담부서인 '국제변화실'(Office of Global Change)을 전격 해체했다고 미국 CNN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담부서를 해체했다는 것은 미국이 오는 11월 브라질 베렝에서 열리는 COP30에 대표단을 파견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국무부는 국제변화실이 관장하던 업무를 다른 부서로 분담하겠다고 밝혔지만, COP30 참석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했다. 이에 따라 기후협상을 전담하던 국제변화실 해체는 어찌보면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앞으로 전개될 전세계 '기후리더십'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놓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인도 기후정의단체인 '사탓 삼파다(Satat Sampada) 기후재단의 하르짓 싱(Harjeet Singh) 대표는 "지구위기 한가운데서 미국이 책임을 포기하고 있다"며 "기후외교에서 늘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온 미국이지만 이번 불참은 매우 위험한 공백을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이 기후외교 무대에서 점점 발을 빼면서 중국이 그 틈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던 '기후악당' 중국은 2023년 기준 전세계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의 32%를 차지했을 정도로 현재 태양광 패널,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 등 청정기술 생산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2024년 전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의 절반은 중국에 설치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은 EU와 기후변화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국제 기후협력의 초석'으로 명시하고 "주요국들은 정책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녹색기술 확대와 개발도상국 지원에 함께 나서게 된다. 양측의 공동성명은 미국이 이탈한 기후외교 무대에서 함께 기후리더십을 구축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발언권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요에리 로헬츠 교수는 "중국은 녹색기술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미국의 공백으로 COP30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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