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ESG?...글로벌 500대 기업 22%만 온난화 억제 노력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9 15:31:48
  • -
  • +
  • 인쇄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인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 가운데 22%만 넷제로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8년의 18%에서 약간 증가한 것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넷제로를 향해 매우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ESG 데이터 스타트업 ESG북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들의 45%는 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2.7℃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부합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는다거나 더 많이 배출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었다.

ESG북은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 가운데 22%만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부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45% 기업이 2.7℃ 이상의 온난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 전문가들은 2.7℃ 이상의 온도 상승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위험할 정도로 더운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재앙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대기업들은 점점 탈-ESG 행보를 보이는 추세다. 지난 4월 구글(Google)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ESG를 경영 1순위에서 3순위로 미뤘다. 또한 최근 엑손모빌(Exxon Mobil Corp), 로열 더치 쉘(Shell Plc) 등 화석연료 기업들은 주주총회에서 탄소중립이 아닌 석유 수익극대화를 선택했다.

ESG북 분석팀은 "공개적으로 보고된 배출량 데이터와 배출량 감축 목표와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기업에 '온도 점수'를 부여해 기업의 글로벌 기후 목표에 대한 기여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분석팀은 "기업 운영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뿐만 아니라 기업 제품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량도 고려했다"고 했다. 실제 화석연료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소비자가 자동차나 비행기들을 작동시킬 때 나온다.

분석 결과 영국, 인도, 유럽연합에서 파리 협정에 따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한 기업의 수는 2018년 이후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미국과 중국의 진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조사때보다 9% 늘어난 20%의 기업이 파리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 중국의 파리협정 참여 기업은 2018년에는 전체의 3%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2%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북의 다니엘 클리어(Daniel Klier) 대표는 "우리의 데이터는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한다"며 "세계 경제가 운영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변화를 볼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ESG 전문가들은 기업의 ESG를 촉구하기 위해서 엄격한 정부 정책, 소비자 행동의 변화, 기술 혁신의 조합을 주문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도 재생 가능 기술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처음으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가 석유 생산에 대한 투자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전무는 "화석연료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약 1.7달러가 청정 에너지에 투자되고 있다"며 "5년 전만 해도 이 비율은 1:1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IEA는 "올해 석유, 가스, 석탄에 1조달러가 약간 넘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50년까지 세계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