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으로 세계 경제위기...중국·인도가 최대 피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4 07:00:03
  • -
  • +
  • 인쇄
농업·제조업·재생에너지, 물부족에 타격
"물 부족은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에 위치한 라마댐 (사진=언스플래시)

2030년에 이르면 인도와 중국 등 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심각한 물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12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아루나바 고쉬(Arunabha Ghosh) '에너지·환경·물 위원회'(CEEW)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생태번영주간 연례행사에서 "아시아는 가장 빠르게 도시화가 이뤄지고 있는 산업화 중심지이며, 이러한 경제성장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할 것"이라며 "철강같은 전통적 제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나 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도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세계 담수는 수요가 공급을 40~50%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고쉬 회장은 물부족을 부문별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국들은 심각한 물부족이 초래할 경제적 충격을 막기 위해 물이 지역 공동재이며 물부족을 완화하는 일이 자신들의 이익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최다국이 된 인도가 물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인도가 세계 인구의 18%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자원을 보유한 인구가 고작 4%에 불과해 세계에서 물부족이 가장 심각한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물은 에너지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물부족은 국가의 넷제로 전환까지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중국은 60년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겪었다. 맹렬한 기온은 양쯔강을 건조시켜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전력원인 수력발전 기능을 떨어뜨렸다.

이에 지난해 중국은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승인했다. 특히 수도 베이징은 지난해 석탄발전 용량을 전년보다 4배, 대형 화력발전소 100기에 해당하는 106기가와트(GW)를 새로 허가해줬다.

문제는 석탄발전을 가동하는데도 물은 필수라는 점이다. 경제규모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중국은 청정에너지 전환에 진전을 이뤘지만 전력시스템은 여전히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반도체 산업생산지인 대만은 100년만에 최악의 가뭄과 맞닥뜨린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한번 물부족을 겪고 있다.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고 디지털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제조하려면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부족 사태가 발생하면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수력발전을 주로 이용하는 대만은 반도체용으로 물을 저장할지 수력발전용으로 물을 방출할지 항상 딜레마를 겪고 있다.

몬순에 의존해 물 수요를 충당하는 남아시아 국가들도 기후변화로 빈번해지는 홍수와 가뭄에 시달리면서 물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수질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호주의 독립 싱크탱크 '로이연구소'(Lowy Institute)에 따르면 중국 지하수의 약 80~90%가 소비에 부적합하며, 대수층의 절반은 오염돼 산업과 농업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강물의 50%도 식수로 부적합하고, 그 중 절반은 농업용수로도 안전하지 않다. 지속가능성 컨설팅회사 아룹(Arup) 관계자는 "제조업의 경우 사용한 물을 정화하지 않고 생태계에 방류하는 데서 오는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주변의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게다가 해당 국가들은 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져 물위기 해결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룹 관계자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물 위기에는 엄청난 불균형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 국가들은 피해가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 역시 기후위기로 물부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럽은 겨울부터 폭염을 겪으면서 강과 스키 슬로프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봄철 기온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바 있다.

물부족은 특히 농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농업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경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식량안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농림수산부는 농업생산액이 14% 감소해 2023~2024년 7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룹의 또다른 관계자는 "가뭄이 더 길어지면 충분한 물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식량 생산과 농업 부문에 대한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김익 회장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전과정평가 필수"

김익 한국전과정평가학회 학회장 겸 스마트에코 대표는 "공급망 관리없이는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익 학회장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이유수 연구위원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불균형의 대안"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망 건설의 난항에 따른 전력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기후/환경

+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COP29] '1.3조달러' 진통끝 합의...구속력없어 이행여부는 '물음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035년까지 신규 기후재원을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1조3000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