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기후법' 가결...법인세 11→15% 인상 "전환기금 마련 탄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9 14:33:43
  • -
  • +
  • 인쇄
10년동안 4조5900억원 전환기금 마련하기로
2년새 환경·안보 분위기 반전...국민투표 가결
▲스위스 산간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16일(현지시간) 오전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브리엔츠 마을에서는 지반이 흔들리던 인근 산의 암석 덩어리가 부서져 내려오면서 마을 입구 직전까지 돌덩이와 토사가 흘러내렸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줄어들고 지반이 불안정해지면서 산사태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2억스위스프랑(약 4조5943억원) 규모의 탄소중립 전환기금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스위스 '기후법'이 국민투표를 거쳐 가결됐다.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유권자 59.1%의 찬성으로 '기후법'이 통과됐다. '기후법'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저감 및 재생에너지 확대 방침을 명문화하고, 목표 실행을 위한 동력으로 10년간 민관재원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총 예산 32억스위스프랑 가운데 20억스위스프랑(약 2조8701억원)은 가스·석유난방 전환, 나머지 12억스위스프랑(약 1조7224억원)은 기업들의 녹색전환 및 혁신기술 개발에 투입된다.

앞서 지난 2021년 스위스는 비슷한 내용의 '탄소세법'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하지만 2년 사이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스위스 유권자들이 물리적 환경과 에너지를 둘러싼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체감한 결과다.

스위스 시민들은 알프스 산맥이 사라지는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온난화 여파로 2001~2022년 알프스 빙하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아울러 석유 및 가스 등 화석연료를 전량 수입하는 스위스는 전체 에너지의 4분의 1가량만 자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벌어진 에너지대란으로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스위스는 사우나 및 수영장의 온수를 금지하고 위반시 벌금 및 징역형을 부과했다.

보수 우파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을 제외한 모든 스위스의 주요 정당은 '기후법'을 지지했다. SVP는 기후법이 전기요금을 올려 물가폭등을 야기하고, 에너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스위스에서는 법인세율을 현행 11%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기준인 15%로 인상하는 내용의 세법도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법인세율 인상안은 유권자 78.5%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이번 투표로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매년 25억스위스프랑(약 3조5849억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해 전환기금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편 기후법 및 법인세율 인상안에 대한 국민투표 참여율은 42%에 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통합 논의' 필요

ESG 환경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사안을 고르라면 역시 '기후변화'다. 지구 기온의 상승폭이 저지선인 1.5℃를 이미 돌파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

기후/환경

+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탄소만 줄이는 온실가스 정책...'탄소고착' 현상 초래한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랍에미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