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4280억달러 투자 '10년내 최고치'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는커녕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얻은 막대한 수익으로 새로운 화석연료 매장지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세계 석유 및 가스 투자가 지난해보다 약 11% 증가,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투자은행인 바클리스(Barclays plc)는 올해 승인받게 될 해양시추 프로젝트의 수가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거대 석유기업인 쉘(Shell)과 비피(BP plc)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계획을 미루면서 다른 석유기업들도 석유 및 가스 매장량과 생산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석유 및 유전탐사기업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석유 및 가스 탐사 및 생산에 사용되는 해양 시추선의 수가 5월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2020년 10월 최저치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2025년까지 해양탐사 및 시추 활동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고비용,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심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최대 1850억달러를 투입해 270억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석유기업들이 새로운 유전을 찾는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산하 기상연구소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는 지난 6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5℃ 이상 높았다고 했다.
이에 볼커 터크(Volker Turk)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3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중단하고 기후위기를 인권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기후위기와 싸우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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