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다 녹은 탓"...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 다시 긋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7 18:51:22
  • -
  • +
  • 인쇄
접경지역 알프스 빙하 급속한 감소세
물줄기가 기준...伊쪽으로 100m 이동
▲스위스-이탈리아 접경지의 빙하가 소실되면서 국경의 기준이 되는 물줄기가 100m가량 이동했다. (자료=RAOnline)


지구온난화로 알프스 빙하가 녹아버리면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위스가 국경선을 다시 긋는다.

27일(현지시간) EU전문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알프스산맥 마터호른산에 테오둘 빙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이탈리아-스위스 접경지역에서 양국 지역당국이 조만간 지반 안정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온난화로 이탈리아쪽 빙하가 다 녹아 맨땅을 드러낼 정도로 심각해지면서 인근 스키리조트들의 안전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안정화 작업은 스위스가 주도한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빙하를 유지함으로써 모두가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지역은 국경은 달라도 지역경제가 스키리조트에 의존하고 있고, 주민들이 불어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점이 많다.

이는 국경을 재설정하기 위한 협상의 일환이기도 하다. 통상 알프스 접경 국가들은 분수령이나 빙하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줄기를 기준으로 국경을 나눴다. 하지만 지난 40년 사이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1000여개 사라졌다. 양측 지역이 위치한 테오둘 빙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빙하의 4분의 1이 소실되면서 물줄기가 100m가량 이동한 것이다.

이탈리아 주민이 수대에 걸쳐 운영해온 관광객 산장 체르비니아 대피소가 국경에 걸치면서 지난해 8월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5월 스위스-이탈리아 국경점검위원회가 스위스 베른에서 진행한 3일간의 회담 끝에 협정 초안이 마련됐고,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해 최종적으로 양측의 정치적인 비준을 받아 국경 조정이 시행되도록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각국의 탄소중립 노력이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최적의 시나리오로 흘러가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 해도 금세기말에 이르면 알프스 산맥 빙하의 3분의 2가 사라질 전망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당국은 얼음이 걷히면서 늘어나는 도시개발과 관광수요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수년째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몽블랑의 3개 봉우리를 두고 공방중에 있고,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는 이미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무력충돌도 발생한 바 있어 향후 기후위기가 외교문제로 불거지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