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전시회는 지속가능 평가서 공개
국내 마이스(MICE)업계도 ESG경영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윤영혜 동덕여자대학 글로벌MICE학과 교수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산업인 마이스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이 필수"라며 "업계에서 배출량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비판은 물론이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자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데믹 이후 전시회 개최수는 큰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시회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전시회에서 사용했던 수백톤의 종이와 목재, 가죽, 나일론,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은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
전시폐기물은 1회당 평균 20톤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한해 열리는 전시·이벤트가 1000여건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발생하는 전시폐기물은 2만톤이 훨씬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대형전시회일수록 폐기해야 할 쓰레기는 더 많이 배출된다. 부스 1개당 배출되는 폐기물은 통상 270kg 정도다.
게다가 마이스 산업은 특성상 한 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하기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국제행사일 경우에는 항공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항공부문 탄소배출량을 증가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윤 교수는 "마이스 산업은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행사를 대행하기 때문에 정부·기업의 ESG경영과 연관성이 있다"면서 "ESG경영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의 행사와도 포함되기 때문에 행사를 주관하는 마이스업체들을 향한 ESG 요구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ESG경영을 수용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채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전시회들은 컨벤션뷰로 및 센터 홈페이지에 지속가능성 평가 페이지가 공개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 최대 전시회 아이맥스(IMEX), 국제회의컨벤션협회(ICCA) 등이다. 게다가 이 전시회를 개최하는 도시는 '지속가능한 전시회'를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전시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속가능경영을 해오다보니 이에 대한 통계자료도 쌓여있다. 전시회의 탄소배출량을 비롯해 탄소감축량, 재활용 비율 등이 모두 수치로 산출돼 있다. 유럽과 미국 등은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 발전목표'(UN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의거한 마이스 매뉴얼이나 가이드에 따라 축적돼 있는 10년치가 넘는 데이터로 분석까지 가능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속가능 평가서를 공개한 경우도 거의 없고, 마이스 폐기물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고양시, 부산시, 제주시가 홈페이지에 지속가능성 평가서, 가이드 등을 공개하고 있는 정도다. 마이스업계의 ESG경영을 주도할 중심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윤 교수는 "폐기물 감축을 주도할 주체나 사람이 없으니 개별로 공부하는 차원에서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시회의 탄소상쇄 그리고 재활용 소재 사용, 오프라인 전시회의 디지털화, 시설 전등의 LED 교체 등 탄소·폐기물 감축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행사의 탄소배출량도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마이스가 제품·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로서 ESG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그 자체로 막대한 홍보 효과를 창출하는 마이스가 ESG 관련한 기업의 수요·공급을 모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