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물류대란'...파나마운하 가뭄에 통항선박 제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6 15: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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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낮아져 통항가능 선박수 제한조치
운송기간과 운임료 증가로 물류비 상승
▲지난 3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 가툰 호수에서 대기 중인 컨테이너 선박 (사진=연합뉴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글로벌 물류의 동맥' 파나마운하가 이상기후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통항 제한 조처가 내려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실시간 해운 추적 웹사이트들을 종합해보면 파나마운하 주변 통항 대기중인 선박은 140여척에 이른다. 5~12월은 우기다. 통상 우기는 수위가 올라가기 때문에 통항하는 선박도 증가해 대기 선박 수가 90여척 정도에 불과하지만 파나마운하청(ACP)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통항을 제한하면서 대기 선박 수가 크게 증가했다. 

ACP는 하루 통항 가능한 선박 수를 36척에서 32척으로 줄였고, 예약 건수도 오는 21일까지 제한한 상태다. 지난 10일에는 네오파나막스 화물 선박(2016년 6월 파나마운하 확장 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흘수(물속에 잠긴 선체 깊이)를 0.31m 축소했다. ACP는 큰 이변이 없는 한 2024년까지 이같은 제한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ACP는 파나마운하를 통항할 수 있는 조건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전례없는 가뭄으로 가툰호수 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담수에 의존하는 해상항로인 파나마운하는 인공 저수지인 가툰호수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배가 운하를 건너기 위해서는 약 1892만리터(5000만갤런) 이상의 담수가 유지돼야 하는데, 올 상반기 파나마의 기후는 거의 100년만의 가뭄으로 인근 주민들의 식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파나마운하의 운송기간이 늘어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물류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 북미 해운업체 노턴 릴리에 따르면 대형 LNG선박은 지난달에 비해 대기 시간이 평균 10일 증가했다. 물류정보업체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주간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FBX)는 아시아∼미국 동부(USEC) 기준 3% 상승했다.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ACP 청장은 물류대란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를 앞둔 10월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부터는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파나마의 통항 제한 조처는 한동안 완화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럽의 피해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남미 서부해안에서 선적해 파나마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화물의 77%가 시간에 민감한 식음료이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 물류의 핵심인 독일 라인강마저 기후위기로 수위가 급감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중상류 수상 운송의 길목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서부 카우브에서 측정한 수위는 지난 7월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나마 당국은 부족한 담수를 확보하기 위해 2075년까지 리오 인디오 지역에 새로운 저수지를 구축하는 등 중장기 계획을 마련중이다. 일리아 에스피노 데 마로타 ACP 부청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상당히 더 큰 사업을 통한 조처를 당장 실행해야 한다는 것을 현재 기후패턴이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다소 쓴 약이지만 확실히 곧 추가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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