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 커피박을?..."모래 대신 넣으면 강도 30% 향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3 17:07:30
  • -
  • +
  • 인쇄
호주연구진 "모래 15% 대신 커피박 대체"
천연모래도 줄이고, 커피쓰레기도 줄이고
▲커피박을 가공해 만든 바이오숯과 이를 혼합해 만든 콘크리트 샘플 (사진=RMIT)


호주 연구진이 커피찌꺼기인 커피박을 콘크리트 강화재로 활용할 방안을 제시했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연구진은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모래의 15%를 바이오숯(biochar)으로 가공한 커피박으로 대체하면 콘크리트 강도가 29.3%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커피 바이오숯은 다공성 물질이면서 모래보다 미세해, 시멘트를 바이오숯의 다공성 구조 내에 결합시켜 강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연구 공동책임자 라지브 로얀드(Rajeev Roychand) RMIT 박사에 따르면 커피박으로 바이오숯을 만드는 과정은 원두를 로스팅하는 방식과 같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생성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방지하기 위해 무산소 상태에서 공정이 이뤄진다.

또 커피박 바이오숯은 커피박을 350도 가열하는 '열분해'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 온도가 700~900도에 달하는 기존 열분해 공정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보다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섀넌 킬마틴 린치(Shannon Kilmartin-Lynch) RMIT 박사는 "직장 내 커피 폐기물을 최소화하려는 생각에서 이번 연구가 고안됐다"며 연구 취지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건설산업에서 사용되는 천연 모래의 수요뿐만 아니라 매립지로 가는 커피 폐기물의 양을 줄여 환경적으로 유익할 것으로 기대했다.

호주의 '국가식품폐기물 전략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는 호주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호주는 연간 약 7만5000톤의 커피 폐기물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매년 호주에서 생산되는 모든 커피박을 바이오숯으로 전환할 경우 그 양은 대략 2만25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반해 약 720억톤에 달하는 호주 시멘트 생산량에 맞추려면 매년 약 2880만톤의 모래가 필요하다.

현재 연구진은 보행로·포장도로 건설 등 미래 기반시설 사업과 관련해 지방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내구성 등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클리너프로덕션저널'(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