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로 오염된 공기가 음주, 교통사고, 에이즈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을 4배나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대기의 질 생명지수'(AQLI) 연례보고서를 통해 초미세먼지에 따른 대기오염이 전세계 기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음주나 깨끗하지 않은 식수보다 3.8배 더 크다고 밝혔다. 교통사고와 비교하면 5.8배, 에이즈 및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비하면 7.6배나 더 해롭다.
이같은 결과는 초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시 인간 기대수명이 평균 2.3년 단축된다는 추정을 기반으로 나왔다. 흡연이 인간 기대수명을 2.2년 단축시키니 사실상 흡연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EPIC은 초미세먼지 수준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권고 수치인 1입방미터(㎥)당 5마이크로그램(㎍)까지 영구적으로 낮추면 인간 평균수명이 2.3년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이 2013년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8년간 전반적 대기질 수준을 약 40% 개선한 결과 국민 평균 수명이 2년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반면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등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히는 남아시아 국가들은 지금과 같은 대기오염이 이어지면 국민 평균 수명이 약 5년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EPIC는 내다봤다. 다만 중국은 대기오염 개선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1㎥당 29㎍으로 초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이다.
크리스타 하센코프 AQLI 책임자는 "적절한 시점에 신뢰성 있는 대기의 질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청정한 대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중추가 될 수 있다"며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인프라 확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시아 및 아프리카 각 국가 정부 가운데 일부만 공기의 질 관련 데이터를 공유할 뿐이며 공기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을 가진 국가조차 아시아 35.6%, 아프리카 4.9%에 불과하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가 1㎥당 20.4㎍으로, WHO 권고 수치보다 4배 이상 많다. EPIC는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의 권고 수치를 충족할 경우, 평균 수명이 1.5년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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