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금세기 중반까지 세계 석유 수요 예측을 상향 조정했다.
OPEC는 최근 발표한 '세계 석유 전망보고'에서 "향후 20년간 석유 소비량이 16% 증가해 2045년에는 하루 1억1600만배럴에 달할 것이다"며 "이는 이전에 예측한 것보다 약 600만배럴이 더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을 통한 원유 공급량이 향후 20년간 하루 3890만배럴로 약 14% 증가해 궁극적으로 2045년에는 하루 4610만배럴에 달할 예정이다.
OPEC는 상향 조정의 원인으로 산업부분에서 도로운송, 석유화학 및 항공산업 확대를 꼽았다. 또한 OPEC는 국가별로 "인도의 소비량이 하루 1200만배럴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의 소비량은 하루 400만배럴로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탐 알 가이스 (Haitham Al Ghais) OPEC 사무총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드는 규모와 비용에 관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관련 정책과 목표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이에 화석연료를 규탄하는 목소리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이 휘발유 자동차 판매 금지를 연기하는 등 서방권 국가를 중심으로 에너지 대응을 미루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비피(BP Plc)와 쉘(Shell Plc) 등 거대 에너지 기업도 기존의 석유 및 가스 사업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 경제정책 전문가들은 "지나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친환경 정책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표심을 위해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OPEC의 전망은 단지 석유 수출국들의 뜬구름이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각국이 재생 에너지원과 전기자동차로 전환함에 따라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10년이 지나면 정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IEA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로 제한하려면 새로운 석유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OPEC 보고서에 허위사실이 담겼다는 의혹도 나왔다. 현재 대부분의 회원국이 투자 부족, 운영 중단,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전체 생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 동안 공급할 석유량에 대한 예측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보고서에 담긴 데이터는 OPEC이 생산 할당을 위해 사용하는 원유에 대한 수치는 누락됐다"며 "따라서 이 보고서가 OPEC의 시장점유율을 완전히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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