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개도국 기후대응에 年 3000억불 지원해야"...노벨경제학자의 일침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6 14:02:26
  • -
  • +
  • 인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개발도상국 인플레이션 억제와 기후전환을 위한 대규모 자금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회의에서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미국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경제학 교수는 "개발도상국들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기 위해 IMF로부터 연간 3000억달러 규모의 특별인출권을 지원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과 일자리를 창출을 위해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같은 특약이 각국에 필요하다"며 "그러나 개발도상국 스스로가 이러한 경제정책을 시행할 가능성과 역량은 극히 희박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인플레이션 억제법'을 지난 8월 16일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 법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일자리 창출과 녹색산업 성장에 약 370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슷한 정책을 개발도상국에서도 시행해야 하지만 개발도상국 스스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스티글리츠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개발도상국 스스로 관련정책을 시행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대신 부유국들이 IMF가 매년 3000억달러의 특별인출권(SDR)을 발행해 개도국들이 녹색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의 규모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누군가가 어떻게 기후위기라는 끓는 냄비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특별인출권을 하나의 방법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인출권은 유가증권의 한 종류로 IMF가 발행한다. 특별인출권을 받은 국가는 이를 달러로 교환하거나 특별인출권을 담보 삼아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2021년 IMF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6500억달러의 특별인출권을 발행했으며, 이 중 일부 잉여분이 저개발국 지원 자금으로 쓰인 바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별인출권은 인플레이션 걱정없이 통화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전환 비용을 지원하는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처럼 스스로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힘을 쏟아붓기 힘들다"며 "그러나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이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한, 미국과 유럽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후변화에 대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동참시키지 않고 소외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개발도상국 지원이 국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올 6월 영국 그레셤대학교(Gresham College) 아비나시 페르소드(Avinash Persaud)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개발도상국 지원 재원을 3배로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같은달 제이슨 힉켈(Jason Hickel)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학(Universitad Autónoma de Barcelona) 환경과학기술연구소 교수를 비롯한 100명의 경제학자들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부유세를 걷어 이를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