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상저온·우박 등 냉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과일·채소류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이달들어 우유·주류 가공식품 등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소비자 물가는 3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로 작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 물가지수는 122.5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7% 상승해 12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과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72.4%로 식료품 품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복숭아, 감 등을 비롯한 과일류는 평균 24.6% 상승했다.
채소류도 마찬가지로 상추는 40.7%, 파 24.6%, 토마토 22.8% 가량 오르는 등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밖에도 쌀 19.1%, 닭고기 13.2% 등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통상 수확철이 되면 농산물값이 안정되지만 올해는 이상저온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오름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2.1% 상승했다. 이는 작년 9월 12.8% 상승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과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체감 물가도 크게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6% 올라 3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우유·햄버거 등의 가격이 잇달아 인상하면서 이달에도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배추·무 등 김장 재료를 할인하고 가공 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을 연장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감도 높고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해 현장 중심의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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