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영화 속 스파이더맨의 옷처럼 입으면 몸에 맞춰 사이즈가 저절로 조절되는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햅틱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일권 기계공학과 교수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이용한 옷감형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상의 촉감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햅틱' 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햅틱 슈트는 착용부위에 촉감 정보를 전달받는 방식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또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아 보다 현실감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햅틱 인터페이스는 피부에 붙이거나 별도의 고정 장치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을 방해하고 심지어 피부 발진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등 한계가 있었다. 또 수십개의 촉각 전달 소자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무겁고 부피도 커서 사용감이 불편하다.
반면 오 교수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활용한 햅틱 인터페이스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형상기억합금은 특정온도에 도달하면 기억된 형태로 되돌아가는 특성의 금속인데 이를 철사 형태로 뽑아 슈트의 원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옷감을 짜듯 오그제틱 메타 구조로 매듭지어 원단을 만들었다.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이용해 만든 이 슈트는 마치 영화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굴곡진 신체 표면에 따라 크기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이를 통해 3차원(3D) 방향으로 구조 전체가 동시에 수축하거나 이완하면서 사용자의 몸에 맞춰져 사용감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착용자가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8개 영역에 개별 수축 소자를 달아 방향과 시간에 대한 정보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옷감형 액추에이터를 팔목에 착용한 후 이용자가 VR에서 모빌리티 로봇 주변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오일권 교수연구팀은 이 기술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메타버스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가상‧증강‧혼합현실로 우리 생활무대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라며 "시·청각 기반의 플랫폼에는 한계가 있고, 피부 표면으로 전해지는 직관적인 촉감으로 메타버스 속 상호작용 몰입도를 높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용형 햅틱 인터페이스는 촉각 정보를 활용한 로봇, 무인기 제어와 메타버스가 접목된 의료‧교육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 지원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첨단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9월 19일자 게재됐고,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학술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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