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이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실시간으로 기후붕괴를 경험하고 있다"며 "세계지도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르스 사무총장은 세계기상기구(WMO)가 COP28 회담에서 공개한 '기후현황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는 전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기인한 화재, 홍수,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고 그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며 "기록적인 지구 온난화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WMO 보고서는 "2023년은 기후 기록이 깨지고 황폐와 절망의 흔적을 남긴 해"라고 규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4℃ 상승했다. 이는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탄소배출량과 엘리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WMO는 "2023년 6월, 7월, 8월, 9월, 10월은 모두 해당 월의 이전 기록을 경신했다"며 "또한 남극 해빙은 이전 기록보다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면적만큼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WMO는 "2024년에는 또다시 폭염 기록이 갱신될 것"이라며 "1.5℃ 임계점에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고 예측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수치랑 지구 평균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남극 해빙은 최저치를 찍었다"며 "기우위기의 불협화음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극한기후는 매일 생명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따라서 기후 적응 방안을 마련해 모든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은 극한기후가 지구촌 곳곳을 강타한 해다. 그리스, 불가리아, 리비아는 사이클론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었고, 특히 리비아에서는 수천명이 사망했다. 더불어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뱅골 만에서는 관측이래 가장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했다. 또한 올 7월에는 이탈리아의 기온이 48.2℃, 모로코의 기온이 50.4℃를 기록하는 등 남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산물 피해 또한 심각했다. 케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은 평년보다 6배 이상 넓은 면적을 불태웠으며, 뉴욕 하늘이 노랗게 변할 정도로 유해가스를 방출했다.
이에 탈라스 총장은 "우리가 20세기의 온도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점점 더 열악해지는 기후위험을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테르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고 최악의 기후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실행하려면 COP28에서 재생에너지 3배 확대와 에너지 효율성 2배 확대,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구테르스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감축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없이 '단계적 감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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