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가 기후위기 주범? 비만은 농부탓이냐"...석유회사 CEO의 망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6 11:55:51
  • -
  • +
  • 인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마지드 자파르 회장(우) (출처=AP/연합뉴스)


석유기업 CEO가 "석유 및 가스산업을 기후위기의 주범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비만이 증가하자 농부들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것과 같다"고 발언해 파장을 낳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5일(현지시간) 마지드 자파르(Majid Jafar) 크레센트 페트롤리엄(Crescent Petroleum)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크레센트 페트롤리엄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거대 화석연료 기업이다.

자파르 회장의 이 발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이 "COP28에서 나온 공약들은 기후위기를 의미있게 해결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발언한 이후 나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기업들이 메탄 누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이는 화석연료 소비로 인한 배출을 없앤다는 핵심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화석연료 기업들의 미온적인 대응에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올해 열리는 COP28에서는 최종합의문에 화석연료 퇴출을 포함시키느냐의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해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등은 합의문에 화석연료 퇴출을 포함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 최다 탄소배출국이나 화석연료 기업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자파르 회장은 구테흐스 총장과 200여개국 정상들에게 화석연료가 기후위기 주범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자파르 회장은 인터뷰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관점을 존중하지만 그럼 총장은 왜 나룻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COP28 회담장에 오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석유산업이 없어지면 UN본부를 비옥한 땅으로 이전해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며 "직원들의 스마트폰을 빼앗아야 하고 이메일이 아닌 비둘기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파르 회장은 탄소중립 과정에서 화석연료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석유와 가스가 청정에너지 기술로의 전환에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더 깨끗한 방식으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필수적이겠지만 전세계 국가들은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할 것이며 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성, 경제성, 가용성에서 모두 실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자파르 회장의 "화석연료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에 각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석연료는 대체할 수 있으며 화석연료 기업들을 COP 회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화석연료 기업의 존재감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전세계가 기후위기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평소와 같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사회적, 환경적으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면서 "화석연료 업계는 세계가 에너지 수요와 기후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진정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기후/환경

+

폭염 오래 노출될수록 노화 속도 빨라진다

폭염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시간)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디자인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와 연구진은

강릉은 4개월째 가뭄인데 서남부는 걸핏하면 '폭우'…날씨 왜 이럴까?

한반도 서해안은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나는데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는 수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서쪽은

157km 강풍에 다 날아갔다...베트남과 中하이난성 '쑥대밭'

최대 풍속 157km에 달하는 '괴물' 태풍 '가지키(Kajiki)'가 베트남과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을 초토화시켰다.지난 22일 발생해 하룻만인 23일 제13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