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그린워싱' 제동 걸리나...데니쉬크라운, 유럽 첫 소송에서 패소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3-04 11:55:08
  • -
  • +
  • 인쇄

유럽 최대 돼지고기업체인 덴마크 데니쉬크라운(Danish Crown)이 '그린워싱' 소송에서 패소했다.

3일(현지시간) 현지언론과 블룸버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덴마크 고등법원은 "데니쉬크라운이 자사 고기를 '기후조절식'으로 광고해 소비자들을 오도했다"고 판결했다.

덴마크 채식주의자협회(DVA, Danish Vegetarian Association)를 필두로 한 현지 환경단체들은 데니쉬크라운을 향해 "2020년 광고부터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기후에 좋다는 잘못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같은 비판에 데니쉬크라운은 지난 2021년 해당 광고를 중단했지만 "이 광고는 돼지고기 생산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업계의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사 광고를 옹호했다. 이에 덴마크 소비자위원회(DCC, Danish Consumer Council)와 채식주의자협회, 환경단체들은 데니쉬크라운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판결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북유럽 최초의 그린워싱 소송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 최초의 기후소송에서 원고가 승소를 거둔 것이다. 덴마크 고등법원은 "데니쉬크라운이 돼지고기 제품을 '이 제품을 먹으면 기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표시·광고해 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며 "4만4000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마케팅법 위반을 인정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법원은 이 소송과 별건의 소송에서는 "덴마크산 돼지고기가 생각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회사의 광고에 대해 "그린워싱은 아니다"고 판결했다.

데니쉬크라운이 기후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앞으로 전세계 기업들은 자사의 기후광고가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유럽의회도 올 1월 명확한 증거없이 '친환경' '천연' '생분해성' '에코'와 같은 용어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미국 뉴욕주 법무장관은 "브라질 육류기업 JBS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소비자들에게 오도했다"며 JBS를 주 법원에 고소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룬-크리스토퍼 드래그달 DVA 활동가는 "이번 판결이 전세계 다른 곳의 그린워싱 사건에 대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지금까지 소송을 주저했던 다른 국가의 더 많은 친환경 단체들도 유사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