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장어 수천마리 '떼죽음'...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추정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2 15:15:32
  • -
  • +
  • 인쇄
온난화로 녹조 증식해 유속·유량 줄어
산소량 줄고 독소는 늘어 스트레스死


뉴질랜드에서 새끼장어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이유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1차산업부(MPI)는 최근 뉴질랜드 북섬 최북단에 있는 카우리투타히 강기슭에서 새끼장어 폐사체를 무더기로 발견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장어 사체를 검역연구소로 보내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집단폐사한 새끼장어의 개체수는 무려 3500여마리에 달했다. 아직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위기가 지목되고 있다. 뉴질랜드 당국에서 조사의뢰를 받은 지역 동물보호단체 담당자 호나 에드워즈는 "지난 수년간의 데이터와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번 폐사는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드워즈에 따르면 새끼장어들은 수온이 16~18℃ 정도의 물이 잘 흐르고 강물의 용존산소가 1리터(L)당 7~8.5mg 농도가 유지되는 곳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카우리투타히강 대부분의 수역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에드워즈는 "지난 2년간 강물 온도가 오르면서 녹조가 발생했고, 이 녹조 때문에 유속과 유량이 줄었다"면서 "유속과 유량이 줄면 용존산소량은 줄고 독소는 늘어나는데 이 때문에 새끼장어들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어류 집단폐사가 빈번해진 것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 걸프 해안에 수천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밀려왔고, 지난해 3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달링강에 수백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지난 2022년에도 독일과 폴란드 사이 오데르강에서 300톤가량의 물고기 사체가 수거됐다.

이는 기후위기로 가뭄, 폭염, 녹조의 증식, 홍수 등이 잦아지면서 강물이 탁해진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탁해진 강물은 용존산소량을 줄어들게 만들고, 산소가 부족한 어패류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집단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 기후과학자인 제임스 렌윅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양열파 현상의 강도가 세지고 빈도도 늘어나면서 어류의 대규모 폐사는 더 잦아질 것"이라며 "화석연료 연소를 당장 멈추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