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지구는 아프다...'1.5℃ 마지노선' 뚫리며 '이상기후' 속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2 08:00:03
  • -
  • +
  • 인쇄
[지구의 날] 10개월 연속 월평균 기온 갈아치워
폭염과 폭우, 산불, 가뭄...'이상기후' 끊이지 않아


최근 지구가 심상찮다. 지난 1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이 임계점인 '1.5℃'를 넘어버린 상태여서 그런지 세계 도처에서 폭우와 폭염, 가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대비 1.58℃를 넘어섰다.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서 2050년까지 지켜야 할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1.5℃가 뚫려버린 것이다.

지난해 닥쳤던 '슈퍼엘니뇨'의 영향이 큰 탓이지만 석탄발전이 더 늘고 온실가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어, 지구 평균기온이 다시 예년의 기온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로 54번째를 맞이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지구의 현재를 조명해봤다.

▲지난 2월 미국 서부를 뒤덮은 '대기의 강' (사진=연합뉴스/AFP/NOAA)


◇ 겨울에 난데없는 폭우···뜨거워지는 지구

올 3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14.14℃로 관측됐다. 역대 가장 높았다. 3월뿐만이 아니다. 이전 10개월 연속 매달 역대 가장 더운 월평균기온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올 3월까지 12개월동안 전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기온보다 1.58℃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3월~올 2월까지 12개월 평균기온 역시 1.56℃로 높았다.

이 때문인지 지구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올 2월 일본 홋카이도 몬베쓰시의 최고기온은 예년보다 18.8℃나 높은 17.1℃를 기록했다. 한겨울에 6월 하순과 같은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 것이다. 스페인에서도 지난 1월 30℃에 육박하는 이상고온이 발생해 한겨울에 해수욕을 즐기러 나온 사람으로 해변이 북적였고, 스키리조트에서는 눈이 녹아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올 2월 미국 캘리포니아는 좁고 긴 형태의 비구름띠인 '대기의 강'이 사흘동안 2차례 덮치면서 폭우와 폭설, 강풍, 높은 파도가 발생했다. 최대 시속 61∼88마일(98∼142㎞)의 강풍으로, 캘리포니아의 약 85만6000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겨울에 난데없이 한달치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2023년 연말 미국 대부분 지역은 '브라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다. 크리스마스 당일 눈으로 덮인 미국 국토면적은 전체의 17.6%에 그쳤다. 2022년 크리스마스에 전국토의 53%가 눈에 덮였던 때와 비교하면 대조된다.

동아프리카도 홍수로 초토화됐다. 지난해 11월 에티오피아와 케냐,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부룬디, 남수단 등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폭우로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수도 도도마의 북쪽에 위치한 하낭지역 카테시 마을에 폭우가 내려 수만명이 터전을 잃었다.

▲도심 전체가 까만 잿더미가 된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온현상에 빈번해진 산불···불타는 지구

기온이 높아지고 토양이 황폐해지면서 산불도 빈번해졌다. 올 3월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일주일만에 서울의 7배가 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미국 역사상 2번째,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규모 산불이다. 산불의 첫 발화지역인 스모크하우스 크리크의 인근 도시 애머릴로는 화재 당일 낮 최고기온이 27.8℃에 달했다. 예년 낮 최고기온 평균치인 12.2℃를 한참 웃돌았다. 고온, 저습, 강풍 3박자가 맞으면서 산불의 화력은 더 강해졌고, 이로 인해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남미도 화재로 몸살을 앓았다. 올 2월 40℃가 넘는 폭염이 1주일 넘게 지속되면서 칠레 중남부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3일동안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161건에 달했다. 이로 인해 중부와 남부지역에 약 2만6000헥타르(ha)가 화마로 소실됐다. 산불로 칠레 중부 발파라조 지역에서 112명이 사망했다. 콜롬비아도 올 1월 역대 최고기온인 40.4℃까지 치솟았고, 1월~4월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1365건의 산불로 930㎢의 초목이 불에 탔다.

특히 지난해 8월 '지상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는 100년만에 최악의 산불 참사를 겪으며 생지옥으로 변했다. 하와이 마우이 섬은 2개월간 비가 내리지 않는 심각한 가뭄 상태였고, 나무와 풀이 모두 바싹 말라있는 데다 오랫동안 물기를 머금지 못한 대지는 나무 뿌리가 있는 땅속까지 메마른 상태였다. 이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풀과 나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땅속까지 파고들었고, 토양 온도가 93℃까지 상승해 잔불이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바람에 추가 피해가 이어졌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0명이 넘는다.

▲'저산소증'으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가 9㎞에 이르는 해변을 가득 메운 모습 (사진=퀸타나비치카운티공원 페이스북)


◇질식하는 해양생물···펄펄 끓는 바다

전세계 바다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22년 3월~2023년 3월 매일 역대 일 최고 해수온도를 경신하면서 0.25℃ 증가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년동안 상승한 바다온도인데, 1년만에 오른 것이다. 온실효과의 90%를 바다가 흡수하는만큼 인간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 2월에는 남극 해빙 면적이 198만㎢까지 떨어졌다. 남극 해빙 면적은 2022년 이전에 단 한번도 200만㎢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최저 기록은 2023년 2월에 세운 178만㎢다. 과학자들은 남극이 급격한 '임계 변화'(critial transition)를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해수온도가 오르면서 세계 최대 산호군락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하얗게 죽어가고 있다. 보통 산호 덮개의 10% 이상이 하얀 골격을 드러내며 표백될 경우 '백화현상'으로 규정하는데,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가 수온 상승으로 떠나거나 죽으면 나타난다. 보통 산호 덮개의 10% 이상이 표백될 경우 백화현상으로 규정한다. 백화가 진행된 산호는 73%에 이르고, 산호 덮개의 61% 이상이 표백되는 '매우 높은 수준의 백화'가 진행된 산호는 이 가운데 39%에 이른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의 퀸타나 비치 카운티 공원에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가 해변을 뒤덮었다. 물고기 사체는 9㎞ 길이의 모래사장을 가득 메웠는데, 사인은 질식사로 판명됐다. 온난화로 오른 수온에 바닷물에 녹아든 산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같은달 멕시코에서는 바닷새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는데, 가뜩이나 물고기 개체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남아있는 물고기들이 차가운 수역을 찾아 더 낮은 바다로 이동하는 바람에 굶어죽은 것으로 멕시코 당국은 바닷새들의 사인을 '아사'로 지목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프랑스, 내년부터 화장품·섬유에 'PFAS' 사용금지

프랑스가 내년부터 화장품과 섬유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사용이 금지된다.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경기도, 전국 최초로 '기후테크 산업육성 조례' 제정

기후테크의 정의와 사업 육성 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담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LG화학, 여수공장과 中텐진 '폐기물 매립제로' 국제인증 획득

LG화학이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국제인증을 한국과 중국 사업장에서 동시에 받았다.LG화학은 국내 여수 화치공장과 중국 톈진

SK케미칼, CDP 기후변화 분야 평가 'A등급' 획득

SK케미칼이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ESG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SK케미칼은 최근 국제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기

KCC,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환경표지' 인증

글로벌 응용소재화학기업 KCC가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시공시스템'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했다고 20일 밝혔다. 환경표지 인증은 '환경기

코오롱 어린이 드림캠프…장학생 30명 3년간 지원

코오롱그룹이 올해 3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코오롱그룹 비영리 재단법인 꽃과어린왕자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경기 용인 코오

기후/환경

+

'2026 월드컵' 축구선수들 전례없는 기후스트레스 겪는다...왜?

오는 2026년에 치뤄지는 '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선수들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돼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일(현

"석유 시추금지 풀지마"...환경단체들, 美트럼프 대상 소송제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단체로부터 2건의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첫번째 소송이다.19일(현지시간) 그린피스와 생물다

탄소감축의 획기적 방법?...CO2가 재생연료 '메탄올'로 변신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CO2)를 재생연료로 변신시킬 수 있는 촉매가 미국에서 개발됐다.왕해량 미국 예일대학 화학과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8일(

2000년 이후 해수면 1.8cm 상승..."빙하 6.5억톤 녹은탓"

2000년 이후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8cm 상승했고, 앞으로 녹는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학교 탄소배출 줄이자'...본지 참여 '넷제로앳스쿨' 대구 20개교 진행

기후변화 뉴스를 중점 보도하고 있는 뉴스트리가 학교를 대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넷제로앳스쿨' 프로젝트의 '넷제로 얼라이언스'로 참여한다.'넷제

美 환경규제 '뒷걸음'?…트럼프 기후내각 친환경 반대자들 대거 포진

화석연료 옹호자부터 빅 오일 기업가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은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인선으로 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