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강원·충북 일대에 짧은 시간에 매우 강하게 쏟아지는 폭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기후의 특징인 '스콜'(Squall)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장맛철 끝무렵에 더욱 심해지고 있다. 비가 대부분 그친 25~27일에도 양평 34.8㎜, 성산 68.5㎜, 보은 52.8㎜의 비가 왔다. 지난 25일 포천에서는 시간당 48.5㎜의 비가 쏟아졌고, 26일 제주와 27일 상주에서도 각각 최대 시간당 41㎜, 38㎜의 비가 내렸다. 26일 서울에서는 누적 강수량이 5.5㎜에 불과했지만 시간당 16.5㎜가 내린 지역도 있었다. 단시간에 간헐적으로 폭우가 내린 결과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는 모습은 동남아시아처럼 열대기후에서 흔히 나타나는 '스콜' 현상과 흡사하다. 스콜은 일반적으로 열대기후에서 낮 시간대에 주로 내리며 지표면의 가열로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내리는 국지성 호우의 일종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스콜처럼 일시적으로 퍼붓는 비가 반복되자,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기후대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29일 "국내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스콜이 아닌 소나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스콜은 열적 요인에 의해 쏟아지기 때문에 비가 내리고 나면 뜨거운 공기가 사라지지만, 소나기는 비교적 작은 비구름이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뿌리는 것이기 때문에 비구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반복되는 초단기 장맛비도 장마철 영향으로 남아있는 비구름 조각이 이동하면서 뿌리는 소나기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고 있어, 앞으로 스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기상청은 2050년에 이르면 고지대를 제외한 한반도 남부지방 대부분이 아열대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날씨가 동남아처럼 변하면서 국지적 스콜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편 장마전선은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까지 북상한 점으로 미뤄 보아 장마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주변 기압계를 살피면서 종료시점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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