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을 평면이 아닌 지그재그 모양으로 설계하기만 해도 건물온도를 최대 3℃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청치롱(Qilong Cheng)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건물 외벽을 평면 대신 지그재그로 바꾸기만 해도 온도가 일평균 2.3℃,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최대 3.1℃까지 내려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기존 복사냉각 기술이 주목하지 않았던 건물의 벽면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태양빛으로 받은 열을 적외선 형태로 돌려보내 온도를 식히는 복사냉각 기술은 주로 지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빛을 가장 잘 반사하는 흰색 도료를 바르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흰색 도료는 태양빛은 반사하지만 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도 있기 때문에 건물 벽면에 바르면 지면에 반사된 적외선을 흡수하면서 건물의 온도를 되레 높일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건물 외벽을 45~90도 각도의 계단을 붙여놓은 듯한 모양으로 디자인해 하늘로 향한 윗면에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흰색 도료를 도포하고, 지면을 향한 아랫면에는 지면으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을 반사하기 위한 금속재질의 필름을 도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리고 이 디자인의 냉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주 야외에서 1m 높이의 모형 건물 2채를 세워 온도 추이를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1채는 평면 벽으로 이뤄진 일반적인 모형, 또다른 1채는 연구팀이 고안한 지그재그 벽을 갖춘 건물이었다.
분석 결과, 지그재그 벽 모형 건물의 표면온도는 일평균 2.3℃가량 더 낮았다. 가장 더운 오후 1~2시에는 평면 벽으로 이뤄진 건물에 비해 최대 3.1℃까지 온도가 낮아졌다.
이같은 기술은 향후 온난화로 인한 지속적인 냉방수요 증가에 늘어나는 건물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건축물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40%를 차지하고, 탄소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고, 2050년에 이르면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는 현재 수준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청치롱 박사후연구원은 "건물 내부의 경우 창문의 크기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2℃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냉방 에너지를 4분의 1 줄이는 효과와 같다"며 "기존 건물도 골이 진 주름판재를 외벽에 덧대는 방식으로 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넥서스'(Nexus) 9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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