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2050년까지 훼손된 자연을 의무적으로 원상복구하도록 하는 '자연복원법'이 18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자연복원법'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훼손된 육상·해상 생태계의 20%를, 2050년까지 전체를 복원하도록 의무화한 규정이다. 이 법은 2019년 출범한 EU집행위원회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과 지속가능한 산업환경 구축을 목표로 내놓은 로드맵인 '그린딜'(Green Deal)의 핵심법안이다.
'자연복원법'이 발효됨에 따라, EU의 27개 회원국들은 2년 이내에 2030년, 2040년, 2050년 등 10년 단위로 복원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계획 초안을 집행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된 초안은 각국의 사정과 집행위원회의 의견 등 검토과정을 거쳐 세부계획이 확정된다. EU 환경청은 각국의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만약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는 회원국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회원국들은 자연복원에 필요한 자금을 다양한 EU 기금을 통해 조달받을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EU 기업의 72%에 해당하는 300만개 회사들은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제공할 때 적어도 1개 이상의 생태계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생태계는 이대로 자연훼손이 지속될 경우 파괴될 것이 뻔한 지역이 80%에 이를 정도로 열악한 상태다. 이같은 자연훼손은 곧 경제위기로 직결된다고 유럽연합은 진단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자연복원에 1유로를 투자할 때 돌아오는 편익은 8유로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럽의회를 통과한 '자연복원법'은 발효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최종 승인을 앞두고 일부 회원국들이 반대하면서 막판까지 통과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 등을 앞둔 상황에서 환경규제에 반발하는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유럽 각지로 확산되면서 입법 반대 움직임에 힘이 실렸다. 결국 최종안은 '식량안보 위협'과 같은 예외적 상황에서는 복원 조치를 일시 중단하는 '긴급 제동' 장치를 두는 등 농업에 영향을 주는 의무가 일부 완화됐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6월 EU 이사회 투표에서 20개 회원국들의 찬성으로 최종안이 승인됐다. 하지만 헝가리와 이탈리아 등 6개국이 반대하고 벨기에가 기권했기 때문에 앞으로 각국에서 '자연복원법'이 제대로 실행될지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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