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아스팔드 온도가 58.6℃까지 치솟고 있어, 어린이와 노인들이 햇볕에 가열된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에 의해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이동식 관측 차량으로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시간대인 오후 2~4시에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기온을 측정한 결과, 아스팔트 노면 온도는 최고 58.6℃, 바닥으로부터 150㎝ 높이 기온은 36.5℃였다. 지난 9일 측정했을 때는 노면 온도가 45℃였는데 밤낮없이 계속되는 폭염에 며칠 사이에 표면 온도가 더 가열된 것이다.
이처럼 지표면 온도가 높아지면 복사열도 높아져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도 높아진다. 특히 지표면에서 가까울수록 복사열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높게 느껴진다. 지표면에서 50㎝ 높이까지는 복사열 강도가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유모차를 타는 어린이나 몸을 웅크린 노인 등은 체감온도를 더 높게 느낀다. 실제로 체감온도를 측정해보니 아동이나 유모차 키에 맞춘 75㎝ 지점은 42.4℃, 밭일을 하느라 몸을 웅크린 노인(50㎝)은 47.8℃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5월 20일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2814명 가운데 사망한 24명의 대부분은 폭염에 밭일을 나간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모자를 쓰거나 팔 토시를 착용해 직사광선을 최대한 피했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탈진하거나 그대로 사망한 것이다.
지난 8일에는 전북 진안군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체온이 41~42℃까지 올라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지난 2일과 4일에도 광주광역시와 경남 밀양시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인들은 특히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폭염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 유모차는 지표면과 가깝기 때문에 복사열로 인해 체감온도가 40℃에 이를 수 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이 유모차 내부에 머물면서 찜통같은 상태를 만들 수도 있다. 아이들은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지만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은 낮아서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햇볕이 강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외출을 되도록 삼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올여름은 열대야로 인해 오전에도 온열질환이 발생하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시간대별 온열질환 발생률을 보면 오후 2~3시가 10.7%이고, 오전 6~10시가 10.6%로 비슷하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해가 뜬 직후부터 기온이 치솟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경기 화성의 체감온도는 36.8℃, 인천은 33.8℃, 서울은 33.1℃로, 오전부터 30℃를 훌쩍 넘겼다.
질병관리청은 "올여름은 처서를 지나도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한낮은 물론 시간대와 상관없이 개인의 몸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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