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염이 유난히 길다. 태풍이 몰아쳐도 절기상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處暑)가 와도 30℃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처서인 22일 낮 최고기온은 36℃에 달한다.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뜨거운 습기 때문에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33~35℃에 이르겠다.
현재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비구름으로 오후부터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비가 내리겠다. 비는 이날 밤 대부분 그치겠지만 경기 동부,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내륙, 전라 동부, 경상권, 제주도는 23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20∼60㎜, 제주도 10∼40㎜, 전라권, 경상권 5∼40㎜, 강원 동해안 5∼30㎜다.
비가 그친 뒤에도 습도가 높아진 상태로 기온이 반등해 무더위는 이어진다. 열대야도 계속 이어진다. 서울은 역대 최장 32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폭염은 처서가 지난 이번 주말에도 낮 최고기온이 31~34℃로 형성되며 이어진다. 기상청은 이달말까지 평년을 약각 웃도는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열대야도 반복될 것으로 예보됐다.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수그러드는 이른바 '처서 매직'이 올해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 현상도 그대로다. 폭염이 극심했던 1994년에도 처서에 열대야 현상이 발생한 곳은 단 한곳도 없었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나서도 열대야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처서 매직'은 기후변화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이 1912~1940년과 1991~2020년 사이 '처서' 기온을 분석해본 결과 1912~1940년동안 처서 평균 온도는 24.4℃였지만 1991~2020년에는 25.4℃로 1℃가량 높았다. 전반적인 기온이 오르면서 날씨 패턴이 달라져 절기와 맞물리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태풍의 영향도 크게 차이가 났다. 2018년 한반도를 통과한 태풍 '솔릭'은 습한 공기를 몰고왔지만 솔릭이 통과한 뒤로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더위가 해소됐다. 하지만 이번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종다리'는 끌고온 고온다습한 공기를 그대로 남겨둔 채 소멸해버렸다.
기상청은 "비가 오면서 더위가 꺾인 것처럼 느껴져도 금방 기온이 반등한다"며 "낮 시간 외부활동은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종다리보다 훨씬 세력이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혼슈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기상당국에 국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산'은 27~28일쯤 일본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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