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8년간 개발해 야침차게 선보인 팀 기반 슈팅게임 신작 '콘코드'(Concord)가 출시 2주만에 문을 닫았다.
SIE는 3일(현지시간) '콘코드'의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밝혔다. 지난 8월 23일 출시됐던 콘코드는 오는 6일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종료하고 오프라인으로 게임을 전환한다. 서비스 종료와 동시에 판매도 중단되며,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 및 PC버전 구매자들에게는 일괄 환불을 제공할 방침이다.
콘코드는 '오버워치', '발로란트'처럼 온라인 경쟁 대전이 주 콘텐츠인 하이퍼 FPS(1인칭 슈팅) 게임으로 오프라인 전환은 사실상 플레이 불가와 같은 의미다. 소니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콘코드가 철저하게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처참한 성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SIE 자회사 파이어워크 스튜디오가 8년 간 약 1억 달러(1300억원)을 들여 출시한 콘코드는 여러 비평가와 이용자들로부터 "단조롭고 개성이 없다", "서비스 중인 다른 무료 게임과도 차별성이 없다", "끔찍한 디자인과 무성의한 게임성"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글로벌 판매량은 약 2만5000장에 그쳤으며, 신작 게임이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출시 첫날조차 PC버전 최대 동시접속자 수 697명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앞서 최근 출시됐던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검은 신화 : 오공'이 최대 동시접속자 241만 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끔찍한 수준이다. 출시 닷새 이후부터 평균 접속자는 100명대까지 떨어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콘코드의 실패가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같은 장르의 경쟁작들이 무료 플레이(F2P) 서비스로 운영되는 가운데 4만4800원의 선결제(P2P) 방식을 책정하면서 불리한 가격 정책을 가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장르 대비 특출난 디자인이나 시스템적인 혁신이 없어 게임을 구매할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최근 온라인 대전(PVP) 게임들은 대부분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매력적인 스킨(덧입기)이나 패스 상품을 이용해 수익 구조(BM)를 형성한다"며 "처음부터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그만한 매력이 느껴져야 하는데, 콘코드는 기존 장르와 비교해 이렇다 할 차이점이 없어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흥행 실패의 이유로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주의'가 지목되기도 했다. 콘코드는 출시 전부터 개발사의 PC주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다. 개발사부터 콘코드의 장르를 'LGBTQ+ 슈팅 게임'이라고 칭할 정도로 PC주의를 전면에 드러냈으며, 실제로 게임 속 캐릭터들은 각각 남성, 여성 외에도 MTF(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미정 등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PC주의는 캐릭터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앞서 개발진은 "모든 캐릭터는 독특한 개성을 지녔으나, 동시에 길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처럼 익숙한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디자인 철학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팀' 평가를 살펴보면 "독창성으로 감싼 흉측함", "왜 게임을 즐기는데 내 눈을 버려야하나", "캐릭터들이 시종일관 끔찍하거나 몰개성하다" 등 디자인을 비판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게임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모씨(37)는 "PC가 반드시 게임 흥행에 방해되는 요소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콘코드는 게임에 PC를 곁들인 게 아니라 PC를 홍보하기 위해 게임을 만든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재밌는 게임에 적절히 PC요소가 섞이면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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