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제도 경쟁입찰로 전환?...섣부른 도입 재생에너지 저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3 18:56:04
  • -
  • +
  • 인쇄
▲13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과 기후솔루션 공동주최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RPS 제도 개편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지혜tv 갈무리)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 일몰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13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과 기후솔루션 공동주최로 열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RPS 제도 개편 방안' 토론회에서 박지혜 의원은 "1990년대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도입해 작년에 폐지한 독일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RPS 개편에 앞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재생에너지 목표달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RPS 제도는 500메가와트(MW) 이상의 발전사업자에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10% 수준에 도달해 시장이 성숙했고, 이제는 RPS 제도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한다기 보다 가격의 불확실성을 높여 되레 저해한다는 판단 하에 정부 주도의 경쟁입찰 제도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해외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10여년 앞서 RPS 제도를 경쟁입찰 제도로 전환했다. 이탈리아는 2013년, 영국은 2014년, 일본은 2017년 RPS 제도를 경쟁입찰 제도로 전환했다. 다만 이들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숙한 시점에 RPS 제도를 경쟁입찰 제도로 전환했다는 지적이다. 전환 당시 이탈리아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5%, 영국은 18.4%, 일본은 15.5%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아직까지 10%에도 못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은호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은 "재생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은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나 전통적인 발전기들의 최소발전용량을 채우기 위해 태양광을 희생하는 등 전력산업 제도의 문제일 뿐 RPS의 문제가 아니다"며 "재생에너지 전력이 화석연료 비용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를 이루기 전까지 지원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상풍력업계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이예인 RWE 변호사는 "영국이 입찰제도를 도입했을 때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5GW로, 2023년 0.13GW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해상풍력 시장이 자립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할 때까지 RPS 제도와 같은 지원정책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개발하는데 10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 위주의 사업이니만큼 시장 수요 예측을 위해 보다 일관된 정책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에서는 2030년, 독일에서는 2045년, 일본은 2040년까지의 해상풍력 보급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24~2026년 2년의 기간에 대한 물량만 제시돼 있다.

이 변호사는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RPS 제도를 통해 발급되는 REC 가중치가 없어지면 연안보다 가중치가 높은 먼 바다의 해상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재검토된다거나 최악의 경우 투자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개발사업이 개발도중에 바뀌어야 할 경우 개발사뿐 아니라 연계사도 혼란이 이어져 해상풍력 전반에 리스크가 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통산부 재생에너지정책과 남명우 과장은 "한국과 달리 해외 재생에너지 비중에는 수력발전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에 시기적으로 경쟁입찰 제도 도입이 빠르지 않다"며 "RPS 의무를 없애겠다는 건 아니다"면서 "RPS 제도 개편으로 기존 공급 의무사였던 발전공기업에 있었던 공급 의무는 개편을 통해서 다른 형태의 의무로 포함하는 등 다른 형태의 의무로 법안에 담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