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안심하기 이르다"...국내 태풍 피해의 95%는 '가을태풍'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4 17:46:12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을태풍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돼 아직 태풍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에너지·기후정책 싱크탱크 '넥스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상청이 태풍 관측을 시작한 1951년 이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236개 가운데 178개(75%)가 여름(6~8월), 55개(23%)는 가을(9~11월)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태풍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컸던 시기는 가을이다. 2013년~2022년까지 10년간 태풍 피해복구액 총 4조6363억원 가운데 95%인 4조3887억원이 가을에 상륙한 태풍으로 인한 피해복구 비용이었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태풍으로 꼽히는 2003년 '매미'도 9월에 발생한 가을 태풍이다.

또 넥스트가 재해연보에 자산피해액이 기록된 태풍을 기준으로 실제 피해를 일으킨 태풍을 구분해보니 여름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47%만 피해를 발생시켰는데 가을 태풍은 이 비율이 72%까지 치솟았다.

이는 태풍이 가을에 발생하면 여름에 발생했을 때보다 강도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태풍은 바다에서 열을 공급받아 세력을 키우는데 해수면 온도는 한여름이 아닌 9월에 연중 가장 높다.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이다. 장마철 등 여름 '우기'에 내린 비로 피해가 누적된 상태라는 점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올해는 태풍 피해가 크진 않았지만, 현재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4℃ 높아 언제든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태풍은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20% 수준이던 가을 태풍 비중이 최근 33%까지 증가했고, 특히 올여름처럼 가을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지 않고 한반도 주변에 자리해 '태풍의 길'을 제공할 가능성도 기후변화로 커졌다. 태풍은 보통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이동한다.

넥스트 송강현 책임연구원은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훨씬 적지만, 더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기후변화로 가을 태풍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 태풍 발달 가능성이 높고, 태풍의 북상을 막아주던 고기압들이 약화된 상태라 태풍 상륙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날씨] 겨울 부르는 '가을비'...토요일까지 매일 내린다

15일 오후부터 다시 흐려지고 비가 내리겠다. 동해안과 전남 남서부, 제주 동부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비가 약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비는 16일

등산화·등산복 미세플라스틱 '뿜뿜'...고스란히 자연에 유출

등산화와 등산복 등 아웃도어 제품들이 청정지대인 산악과 호수지역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현지시간) 미국 세크리드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전세계 합의가 '무색'...3년새 사라진 산림면적 2배 늘어나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

흩어져 있던 정부 기후정보 '통합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이달 23일부터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정보가 '통합플랫폼'으로 일원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