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물흐물 녹아내린 산호초…올여름 제주 바다 '펄펄 끓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0 12: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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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영향으로 축 처진 분홍바다맨드라미(사진=파란)

올여름 제주 해역의 고수온 현상으로 산호와 해조류 등이 대량 폐사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 8~9월에 제주 바다에서 산호와 해조류가 대량 폐사하는 모습을 기록한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귀포 범섬과 문섬, 섶섬과 송악산 해역에서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류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수심 10m 이하 지역에서 손상이 컸다.

서귀포 범섬 본섬 앞 수심 5~10m 해역의 빛단풍돌산호는 대부분 폐사했고, 서건도 수십 10~15m 지점에서는 거품돌산호 백화 현상이 나타났다. 문섬 꽃동산과 한개창, 서건도 수중 동굴에서도 큰산호말미잘 개체의 백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 외에도 띠녹색열말미잘과 융단열말미장 등에서 백화 현상이 확인됐다.

백화 현상은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조류가 수온 상승으로 죽거나 서식지를 옮기면서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다. 백화 현상이 일어나면 산호는 성장이 더뎌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대부분 폐사하게 된다.

또 산호류와 서식지를 같이하는 해조류에서도 이상현상이 발견됐다. 서귀포 문섬 해역에 있는 대규모 감태 군락이 석회관갯지렁이에 뒤덮여 성장에 영향을 받는 현상이 목격됐고, 방황혹산호말 등 산호말류의 백화현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파란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주바다 고수온 대응 해양센터 민관특별조사단' 구성을 제안하며,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민간단체들이 함께 정밀 조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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