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당사국의 87%가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비영리 기후단체 카본브리프와 영국 가디언이 오는 21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개최되는 COP16을 앞두고 각국의 NBSAP 제출 현황을 공동분석한 결과, NBSAP를 제출한 국가는 전체 195개 당사국 가운데 25개국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 개최된 COP15에서 국제사회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MGBF)을 채택해 COP16 전까지 전세계 육지 및 해양생태계의 30%를 보존하기 위해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살충제 사용량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인 NBSAP를 수립해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NBSAP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처럼 각국의 책임과 역량에 따라 얼마만큼의 생물다양성을 언제까지 보존해야 할지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카본브리프 분석 결과 전체 당사국의 약 87%가 NBSAP를 제출하지 않아 본격적인 이행에 앞서 목표설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세계 생물다양성의 70%를 보유한 17개 '거대 생물다양성 국가' 가운데 NBSAP를 제출한 국가는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열대우림인 아마존강 유역에 속한 나라 가운데 NBSAP를 제출한 국가는 수리남이 유일했고, 2번째로 큰 열대우림인 콩고분지 열대우림 인근 국가는 1곳도 제출하지 않았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제출기한을 지킨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4개국이다. 영국은 정부 교체를 이유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기술문서만 제출해놓은 상태로, 실제 계획은 2025년초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NBSAP를 기한 내 제출한 국가는 한국, 스페인,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몰타, 헝가리, 슬로베니아, 쿠바, 부르키나파소, 우간다, 요르단, 아랍에미레이트(UAE), 아프가니스탄, 통가 등이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식량, 토지 및 물 프로그램 글로벌 디렉터인 크리스털 데이비스는 "우리의 경제, 식량, 보건, 사회가 모두 생태계에 달려있다"며 "모든 국가가 나서 위기에 직면한 토양환경과 해양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글로벌 협정을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고 밝혔다.
NBSAP는 NDC와 달리 법적인 강제사항이 없는 만큼 국가별 상황에 맞춰 제출기한이 연장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인도의 NBSAP 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V. 라자고팔란 박사는 "서구권에서 가능하다고 모든 곳에서 똑같이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례로 살충제 보조금의 경우 인도의 농업 기술 수준과 식량안보 차원에서 무작정 줄일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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