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등록된 중국산 전기버스 3000대가량이 배터리 안전검사를 받지않고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21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전기버스 제조사의 90%가 배터리 검사를 위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
BMS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압·온도 등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핵심 전자장치다. 배터리 안전검사는 전자장치 진단기를 통해 배터리 모듈의 온도와 열에 의한 변질 상태, 배터리 셀간 전압 편차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BMS를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즉 정보제공 동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배터리 화재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점검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5월 정부는 전기차 화재 대책으로 배터리 안전검사 의무화를 입법예고까지 했기 때문에 이를 시행하려면 BMS 정보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 전기버스를 공급한 22개 중국 제조사 가운데 20곳이 BMS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중국산 전기버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4.1%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BMS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배터리 검사는 육안 점검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인천 청라 아파트 주차장 화재와 같은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인 BMS 정보 제공이 어렵다면, 언제 전기차 화재가 재연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국내에서 전기 승용차를 판매하는 지프, 피아트, 재규어랜드로버 등 일부 외산차 업체들도 BMS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 업체들을 포함해 BMS 정보 제공을 거부한 상당수의 전기버스와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폭스바겐, 테슬라, BMW, 벤츠, 볼보 등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달 공단 측에 BMS 정보제공 의사를 밝혔고, 승용차와 전기버스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도 BMS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은혜 의원은 "배터리 안전성 확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정부는 모든 중국 업체의 배터리 정보 제공을 관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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