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민사회가 한국 정부를 향해 공적금융의 화석연료 투자 중단을 촉구했다.
21일 국내외 41개 기후단체들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음에도 계속해서 온실가스 저감수단이 확보되지 않은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표리부동을 꼬집었다.
지난 10일 김성환·진성준·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출신용협약 참가국 정례회의에서 공적금융 지원 금지 대상 범위를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에너지 전반으로 늘리기 위한 안건에 대해 11개 참가국 가운데 한국과 튀르키예만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영국·유럽연합(EU)·일본 등 협약 참가국 11개국의 합의가 이뤄지면 공적금융의 화석연료 사업 지원이 중단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국은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한국은 화석연료에 연간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 규모로 투자하고 있고, 이는 캐나다에 이어 전세계 2위다. 국제시민사회는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은 전세계 화석연료 사업을 더 확장해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무시하고 오히려 기후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가 악화될 우려도 제기했다. 그린피스 양연호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9%로 OECD 평균인 34%에 비해 훨씬 뒤처진 상황에서 화석연료 발전기업을 자회사로 둔 한전과 수출 위주의 국내 반도체 기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화석연료 공적금융 즉각 중단과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 이행을 촉구했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한국은 자국의 기후목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려는 전세계적인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한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쇠퇴하는 화석연료 산업의 생명줄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화석연료 경제에서 벗어나려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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