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산불을 부추기면서 산불 연기로 숨진 이들이 60년 사이에 1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박채연 박사 연구팀은 1960~2019년 산불로 인한 초미세먼지 배출량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사망자 수는 1960년대 연평균 699명에서 2010년대 연평균 1만2566명으로 약 18.7배 증가했다.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심화되면서 2003~2019년 화재를 겪는 지역이 16%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기후위기는 산불에 뚜렷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산불로 발생한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와 각종 유해물질은 혈관과 폐속으로 들어가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외에도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인간이 직접 산림을 태우거나, 산림벌채로 숲이 사라져 산불로 탈 수 있는 면적 자체가 줄어드는 등 인간활동으로 인한 식생의 변화도 크다. 따라서 그동안 산불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기온 상승이라는 변수 하나로 한정해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전세계 식생, 현재 기후위기 조건에 의해 발생한 화재, 기후위기가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발생했을 화재 등 3가지 화재-식생 모델을 비교해 한계를 극복했다.
산불 외에도 다른 종류의 화재로 발생한 연기에 의해 사망한 이들의 수는 1960년대 연평균 4만6401명에서 2010년대 연평균 9만874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기후위기로 촉발된 화재로 사망한 비중은 1960년대의 경우 1~3%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에는 5~28%로 증가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화재는 주로 열대우림과 초원, 북미의 온대림, 유럽의 지중해림, 아한대림 등에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대기이동과 화재 영향에 노출되는 인구를 고려할 때 산불 및 초미세먼지 증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으로는 남미와 아프리카 북반구 지역, 유럽, 아시아 아한대림 등이 꼽혔다.
박채연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기후위기로 인한 아한대림 산불위험 증가로 인구 밀집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화재 연기가 많아지면서 기후위기가 공중보건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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