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의존해 움직여야만 하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벌떡 일어서서 걷게 만드는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F1'을 24일 공개했다. '워크온슈트F1'은 다른 사람의 보조를 받아야만 착용할 수 있는 기존의 웨어러블 로봇과 달리, 세계 최초로 장애인 스스로 착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장점이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 버튼을 누르자 로봇이 착용자에게 뚜벅뚜벅 걸어갔고, 착용자가 다리를 끼우자 알아서 장착됐다.
'워크온슈트F1'은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로봇을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전면 착용 방식이 적용됐다. 무게중심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착용자가 로봇을 잘못 밀거나 기대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로봇이 마치 휴머노이드처럼 착용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뿐만 아니라 직립 상태에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도록 균형제어 성능이 향상됐다. 보행속도는 시속 3.2㎞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일반적인 보행속도를 달성했다. 또 좁은 통로, 문, 계단 등 장애물도 인식해 통과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같은 균형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로봇 발에 달린 6채널 지면반력 센서 덕분이다. 센서를 통해 균형이 깨질 경우 로봇 스스로 몸을 기울여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이에 더해 로봇에 달린 비전인식 및 신경망 구현 인공지능(AI) 제어 보드가 주변 상황을 인식해 균형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줄인다. 특히 로봇을 실제로 착용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움직임을 AI가 학습해 보다 편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해줄 수 있다.
해당 기술을 완성하는 데는 김승환 카이스트 연구원의 역할이 컸다. 사고로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김 연구원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연구에 참가해 착용 방식부터 착용 후 고정 방법 등 실사용자가 해줄 수 있는 피드백을 통해 실용적인 하드웨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
김 연구원은 "처음 로봇을 입었을 땐 걷는 방법조차 생각이 잘 안났지만 몇 걸음 시도하니 상체에 오는 진동으로 걷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워크온슈트F1을 공개하면서 4년만에 열리는 제3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10월 27일 열리는 이번 대회는 박정수 연구원을 주장으로, 김승환 연구원이 선수로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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