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꿀벌의 이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조유리 박사연구팀은 대기중 미세먼지가 꿀벌이 바깥을 탐색하고 둥지로 돌아가는 데 사용하는 햇빛의 편광도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울의 대기질 측정소 근처 지상에서 PM2.5 수준과 빛의 편광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PM2.5 농도가 증가하면 편광 정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대기질이 좋지 않은 날에는 꿀벌들이 먹이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관찰을 통해 확인했다.
각 광파에는 전기장이 광파 이동 방향의 수직 방향으로 진동하고 있다. 선형 편광은 이러한 광파와 전기장 진동이 하나의 면으로 정렬된 빛을 뜻한다. 편광되지 않은 빛에서는 각 광파의 전기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햇빛의 선형 편광은 꿀벌의 내비게이터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가 이 편광도에 영향을 미쳐 이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햇빛의 편광도는 인간의 눈으로 감지할 수 없지만 벌을 비롯한 곤충은 구름에 햇빛이 가려져있어도 편광도를 감지하고 태양을 기준으로 이동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빛이 대기 중 다른 물질에 반사되면 편광이 사라질 수 있다. 에어로졸과 PM 2.5 또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머리카락의 약 30분의1 굵기 미만인 초미세먼지가 햇빛을 특히 분산시킨다.
조유리 박사에 따르면 맑고 화창한 날의 빛은 편광도가 약 60%~70%에 달한다. 이 편광도가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곤충은 편광된 빛에 의지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인도와 중국의 양봉가들은 이미 대기오염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리케시 파텔 스웨덴 룬드대학 박사에 따르면, 꿀벌이 길잡이 수단으로써 편광에 크게 의존하지만 이밖에 물리적 지형, 하늘의 색, 태양의 위치를 보고도 이동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즉 곤충은 편광이 없는 상태에서도 다른 길잡이 수단을 가지고 있어 편광이 부족한 것만으로는 야생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어스 앤 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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