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내내 이어진 해양폭염과 폭풍으로 호주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산호의 무덤으로 변했다. 호주뿐 아니라 올여름 폭염으로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산호 70% 이상이 백화됐다.
19일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는 호주 북부에 위치한 쿡타운과 리저드 아일랜드 사이의 해역에서 산호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39년간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수치다.
리저드 아일랜드-쿡타운 해역의 산호 피복률은 31%에서 19%로 떨어졌고 케언즈 주변 산호 피복률은 3분의 1로 떨어졌다. 현재 조사된 대부분의 산호초 지대는 산호 피복률이 10~30% 사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는 리닛 리프(Linnet Reef)다.
해양과학연구소는 최근 수개월간 케언즈와 쿡타운 사이의 19개 암초를 조사한 결과, 12개 산호초에서 산호 피복률이 11~72% 감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엠슬리 해양과학연구소 박사는 이를 "산호의 무덤"이라고 묘사하며 "30년만에 본 최악의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죽은 산호 서식지는 칙칙한 갈색으로 엉망진창이었고 어떤 산호는 조류에 뒤덮여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여름 발생한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의 영향을 최초로 평가한 것이다. 올여름 폭염으로 전세계 70개국에서 산호 70% 이상 백화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호 유형은 백화 현상에 취약한 아크로포라속 산호였다.
연구팀은 "산호 폐사 원인의 대부분은 기후변화로 인한 열스트레스이며, 여름에 발생한 두 차례의 사이클론과 홍수로 인해 담수가 산호초에 흘러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내년 7월까지 80~100개의 산호초를 더 조사할 예정이다.
엠슬리 박사는 1990년대 후반 이전에는 대규모 산호 백화현상이 전례없는 현상이었지만 지금은 2년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년 발생한 대규모 백화현상만 해도 2016년 이후 벌써 다섯번째다.
리처드 렉 세계자연기금(WWF) 해양부 담당자는 "산호 백화현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이 실현됐다"며 "산호의 회복력에도 한계가 있다. 한계점이 빠르게 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호주는 2035년까지 2005년 수준보다 최소 90% 낮은 배출량 감축 목표를 약속하고,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 승인을 중단하고,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국제조약 추진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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